올 상반기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 충당금비용이 줄고 일부 국가의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기간 해외점포의 자산규모는 10% 늘었고 현지화지표는 2등급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해외점포 영업현황 분석·현지화지표 평가결과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상반기 중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순이익은 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000만 달러(32.1%) 늘었다. 이는 상반기 국내은행 총 순이익의 10.2% 수준이다.
순이익 증가는 전반적인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부실채권 충당금비용 감소 및 중국 등 일부 국가의 NIM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에 주로 기인한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중국(+300%), 싱가폴(+177%), 영국(+80.1%)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미국(-24.5%), 베트남(-32.2%), 일본(-17.8%), 홍콩(-2.4%)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총자산수익률(ROA)은 0.66% 수준으로 전년 대비 0.02%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국내영업을 포함한 국내은행 전체 ROA(0.40%)보다 높은 수준이다.
6월 말 현재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로 지난해 말과 같았다. 지난해 부당대출 등의 사건이 발생한 일본(2.7→3.2%)만 부실채권이 증가했다.
자산규모도 증가세를 보였다. 6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자산규모는 859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81억1000만 달러(10.4%) 증가했다. 이는 국내은행 총자산의 4.5% 수준이다.
자산종류별로는 대출금(37억3000만 달러·10.8%), 은행 간 대여금(16억 달러·39.2%), 현금 및 예치금(13억6000만 달러·9.8%) 등의 순으로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 미국, 영국의 자산규모가 증가했다.
점포수도 늘었다. 올해 2개 점포가 폐쇄되고 10개 점포가 신설돼 전년 말(152개) 대비 총 8개의 점포가 증가했다. 이로써 9월 말 현재 국내은행은 34개국에 지점 64개, 현지법인 45개, 사무소 51개 등 총 160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점포 소재지별로는 중국(17개)·베트남(17개)·홍콩(12개) 등 아시아지역이 107개로 가장 큰 비중(66.9%)을 차지했으며 영국(7개)·러시아(5개)·독일(3개) 등 유럽지역은 22개(13.8%), 미국(15개)·캐나다·멕시코(각 2개) 등 북미지역은 19개(11.9%)였다.
상반기 기준 국내은행 해외점포에 대한 현지화지표 평가결과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2등급을 유지했다. 현지예수금비율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표가 소폭 개선됐다. 현지화지표는 총 106개 해외점포(지점·현지법인) 중 설립 후 3년 미만 또는 청산중이거나 현지화 평가 필요성이 낮은 영업점 등 26개를 제외한 80개 점포를 대상으로 평가한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은 현지자금운용비율 개선 등으로 종합등급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했고 외환은행은 현지고객비율과 현지자금운용비율 개선 등으로 종합등급이 4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반기 중 해외점포 수익성은 신규 부실 감소에 따른 충당금 전입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최근 3년 평균(0.93%)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면서 “현지화지표 역시 소폭 개선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으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현지화 제고 및 글로벌 업무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향후 국내은행의 다각적인 해외진출 활성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설 해외점포에 대한 은행 자체 해외자회사 경영실태평가 유예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국내은행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지지 않는 지분률 50% 이하 등 비연결 해외현지법인의 업무보고서 제출 부담 등을 덜어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 평가부터는 현지화 평가항목에 본점의 글로벌 업무역량을 신설해 본점의 해외진출 및 영업전략, 글로벌 업무조직 및 인력 등에 대한 질적 평가를 실시, 은행의 글로벌 업무역량 강화 및 진출지역 쏠림 완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점포에 대한 관리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현지화평가 실효성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은행의 혁신성 평가지표에 현지화 평가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