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이 카톡을 통해 가시나무라는 일화를 보내 줬다. 내용은 이렇다.
하루는 스승이 제자를 만나 물었다.
“가시나무를 보았는가?”
“예, 보았습니다.”
“그럼 가시 달린 나무로 넓이가 한아름 되는 나무를 보았는가?”
“못 보았습니다.”
“그럴 것이다. 가시가 달린 나무는 한아름 되게 크지는 않는다. 가시가 없어야 한아름 되는 큰 나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시가 없는 나무라야 큰 나무가 되어 집도 짓고 상량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시가 없는 사람이 용도가 많은 훌륭한 지도자이며, 꼭 필요한 사람이며, 정말로 성현이 될 수 있는 그릇이다.”
이어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가시는 남을 찔러서 아프게 한다. 그리고 상처를 내서 피를 흘리게 한다. 입을 통해 나온 말의 가시, 손발을 통해 나온 육신의 가시, 욕심을 통해 나온 마음의 가시. 나무가 가시가 없어야 다용도로 널리 쓰이듯 사람도 가시가 없어야 우주를 살려내고 인류를 살려내는 성현이 되느니라.”
나도 모르게 뜨끔거린다. 무심코 내뱉은 나의 말이 누군가의 마음에는 가시로 남았을까. 성공을 위해 달려온 나의 발자국으로 인해 누군가는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경쟁을 배웠다. 내가 1등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끌어내려야 한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한 계단씩 승진할 때마다 동료나 선배 중 누군가는 나의 뒤로 처지게 마련이다. 경쟁에서 이긴 사람에게는 칭송이, 패자는 한없이 쓸쓸해진다. 이기기 위해서는 경주마처럼 열심히 달려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뒤흔든 사건이 있다. 조현아 대한한공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이다. 말과 행동에 의한 가시로 상처를 준 경우다. 또 있다. 대리기사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다. 김 의원은 최근 국감 차원에서 방문한 중국 베이징에서도 “주재원들은 왜 인사를 안 하느냐”라며 해외에서까지 ‘갑(甲)질’을 했다고 한다. 이 두 사건을 보면서 내가 모든 인간 관계에서 가시나무의 가시를 만든 적이 없는지, 뒤돌아보는 시간이 다시 한 번 소중해진다.
2015년 을미년은 양띠해다. 그것도 청양띠, 푸른 양의 해다. 청색은 깨끗하고 순수하며, 생명을 상징한다. 젊음과 영원함, 생명을 상징하기에 예로부터 복을 기원하는 색으로 귀히 여겨졌다. 양은 성질이 온순하고 무리를 지어 사는 순한 동물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14년. 그리고 다가올 청양의 해를 마주하며 잠시나마 마음을 다듬어 본다.
욕망과 이기심으로 뒤덮인 마음이 아닌 양의 순수함으로 2015년을 맞고 싶다. 그래서 말이나 글의 가시로 남의 마음을 후벼파고 있는 건 아닌지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까 제안한다. 그리고 혹 가시로 남은 말이 있다면 뽑아 주시길.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더 나은 영혼이 되기 위해서다. 항상 조심해야 한다. 가시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