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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18일 공개한 FOMC 성명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인내심(patient)’이란 문구를 삭제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초저금리 기조를 지칭하는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이란 표현을 지우고 ‘인내심’이란 표현을 채용했다. 이후 석 달 만에 문구를 변경해 금리 조정 시그널을 던진 것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 척도로 여겨졌던 문구를 삭제하는 과감함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둘기파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금리 상향 조정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던 경제전망을 보수적·비관적으로 표현하면서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한 것이다.
바이닝스파크의 크레이그 디스뮤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내심’이라는 문구는 삭제됐지만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인 내용이었다”며 “금리 인상시기를 늦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9월에 인상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A데이비슨의 메리안 헐리 채권 트레이더도 “연준이 이번에 경제 전망을 하향했다는 것은 매우 소극적인 금리인상 속도를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FOMC 성명에서는 애매한 표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미국 경제성장에 대해선 지난 1월에 “경제성장이 견고해졌다(solid)”고 표현한 것과 달리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moderated somewhat)”고 다소 비관적으로 수정했다. 수출 성장 정도도 “약해졌다(weakened)”고 지적했다.
또한 금리의 최우선 조건인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합리적 확신(reasonably confident)’이란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실업률이 ‘낮은(lower)’ 정도를 유지했다는 단어를 지난 성명에 이어 그대로 채택했다.
연준이 ‘인내심’은 버렸지만 비둘기파적인 자세를 유지하자 시장에서는 6월보다 9월 금리 인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미쓰비시도쿄은행의 크리스 루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금리인상 시점을 9월로 밀어붙인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제 아무도 6월에 금리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모호한 표현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둘기파적 성향을 고수했던 벤 버냉키 전 의장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금리를 인하하면서 통화완화정책을 택했다. 이후 시장의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경기부양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