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수합병(M&A)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호반건설이 이번에는 동부건설 인수전에 참여한다.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으로 입찰했다가 고배를 마신 호반건설이 이르면 다음달 중 M&A시장에 매물로 등장할 동부건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오는 22일까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동부건설의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M&A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말 약 6700억원 규모의 금융권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지난달 3일 관계인 집회에서 동부건설 조사위원인 삼정KPMG는 동부건설의 계속기업가치(4102억원)를 청산가치(3826억원)보다 높게 평가했다. 동부건설을 정상화하는 것이 청산할 때보다 276억원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동부건설은 채권단이 제시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이 인가하면 본격적 매각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의 매각 결정권은 채권단이 갖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매각에 찬성하지 않으면 M&A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회생계획안 1차 초안 작업은 마친 상황으로, 22일까지 법원 제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법원의 허가를 얻어 조기에 매각 절차에 착수, 신속한 변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이 M&A시장에 등장할 경우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는 호반건설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역 아파트 건설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호반건설은 지속적으로 건설사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예상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부수적 이익을 노렸다는 분석이 많은 만큼, 동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만일 호반건설이 동부건설을 품에 안는다면 공공 공사 수주 능력과 함께 동부익스프레스를 통해 물류 사업 또한 강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센트레빌이라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앞세워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동부건설 인수를 위해 우발채무 분석 등 실무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보수적 경영스타일은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실무진이 소송이나 채무보증 등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손실액 추정이 어려워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장부 외 부채를 파악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