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시중은행이 규모는 물론 수익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글로벌 주요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수진 연구위원은 17일 낸 '글로벌 100대 은행 경영성과의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주요 은행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며 해외진출 및 수익구조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뱅커'지가 발표하는 글로벌 은행 순위를 토대로 2013년 말 기준 100대 은행에 포함된 국민(68위)·신한(69위)·우리(75위)·산업(78위)·하나(84위) 등 5개 국내 은행의 경영성과를 다른 글로벌 은행과 비교했다.
국내 은행의 평균 기본자본은 모두 300억달러 미만으로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 기본자본금(464억5200만달러)에 한참 못 미쳤다.
수익성·비용효율성도 마찬가였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수익률(ROA)의 경우 글로벌 100대 은행 평균치는 0.8%인데 반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ROA는 0.53%로 저조했다.
비용효율성 지표로 흔히 사용되는 이익경비율(CIR·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은 국내 4대 시중은행이 평균 54.6%를 나타내 국내은행을 제외한 100대 은행 평균(54.3%)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 연구위원은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국내은행의 수익구조와 예대업무 중심의 단순한 사업구조를 고려할 때 이익경비율이 양호한 수준인지는 조심스러운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은행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여타 글로벌 은행 대비 규모의 열위를 극복하려면 스위스나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해야 한다"며 "다만 비(非)기축 통화국으로서의 한계와 문화·언어적 한계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일반은행은 수수료 수입에서 방카슈랑스 등 전통적 중개기능과 관련된 업무대행 수수료 비중이 20%에 불과하다"면서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등 고객들이 수수료를 지불할 의사가 생기도록 하는 중장기적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