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타격이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세계 수출물량 증감률이 한국은 줄어든 반면 일본은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6일 발표한 ‘엔화약세의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엔 평균 재정환율은 올 1~8월 100엔당 921.33원으로 전년 동기비 9.5% 하락했다. 원·엔 환율은 2012년 12월부터 아베노믹스가 시작됨에 따라 2013년 20.5% 하락세로 전환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1.3% 내린 바 있다.
심혜정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엔저가 지속된 가운데 최근 들어 약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주요 투자은행(IB)들도 내년 엔·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엔화 약세 지속으로 한국의 수출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대세계 수출물량 증감률은 지난해(0.6%) 7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데 이어 올 1~7월에는 1.2%로 두 배로 확대됐다. 반대로 한국의 대세계 수출물량 증감률은 플러스가 유지되고 있긴 하나 2010년 22.0%에서 2011년 13.9%로 축소된 데 이어 올해 1~7월 누적(2.9%↓)까지 5년째 그 폭이 줄었다.
심 연구원은 “일본은 지난해부터 수출물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또 작년 7월 이후서는 수출단가(달러 기준) 하락도 본격화되고 있다”며 “세계시장에서 갈수록 높아지는 한·일 수출 경합도를 고려할 때 제3국 시장에서 우리의 가격경쟁력 약화와 시장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무역연구원의 실증분석 결과 원·엔 환율 1% 하락 시 한국의 대세계 수출물량은 0.49%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원·위안화 환율이 1% 떨어질 때 대세계 수출물량이 0.30% 감소한다는 분석치보다 0.1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