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화폐가치는 계속 추락하고 국가부도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일시적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오르나 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23일(현지시간) 오전 11시13분 현재 전날보다 약 1%나 오른 달러 대비 4.3470링깃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8일 기록한 고점(4.3393 링깃) 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시아 외환위기였던 지난 1998년 1월에 기록한 4.7700링깃과의 격차도 10% 이내로 좁혀졌다.
주목할 점은 말레이시아의 국가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달 중국발 쇼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을 때(202.79bp)보다 치솟았다는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높을수록 국가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레이시아의 CDS 프리미엄은 22일 206.50bp(1bp=0.01%포인트)로 전날(187.78bp)보다 10%나 올랐다.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 직전인 지난 17일의 168.80bp에 비해서는 37.70bp(22.3%)나 솟구쳤다. 말레이시아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2011년 10월에 기록한 전고점 212.68에 바짝 다가서며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환율 가치 하락과 CDS프리미엄 상승 현상을 동시에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도 달러에 대해 이날 0.581% 떨어진 1만4637루피아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998년 7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루피아화 가치가 외환위기 당시 최저점인 1만6525루피아를 조만간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날 인도네시아의 CDS 프리미엄은 245.0bp로 6.76% 올랐다.
투기등급으로 추락한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는 전날 달러당 4.0503헤알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헤알화 가치는 올들어 52.4%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주시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도 달러 대비 환율이 올 들어서 전날까지 17.8%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중국의 CDS프리미엄은 전날보다 4.61% 오른 121.0bp로, 전고점인 지난 1일 122.29bp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중국은 미국 금리 동결 이후 CDS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상승해 지난 17일 이래 사흘간 11.5bp(10.5%) 올랐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71.0bp로 전날보다 7.58%, 지난 17일 대비 17.4% 뛰었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4일 고점(80.42bp)을 찍은 뒤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다.
이밖에 러시아(4.95%), 터키(6.97%), 칠레(7.22%), 콜롬비아(6.23%), 러시아(4.95%) 등 대부분 신흥국 프리미엄이 전 거래일과 비교했을 때 크게 올랐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 신흥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 전망치보다 0.3% 포인트 낮춘 5.8%로 제시했다. 이는 2001년 성장률(4.9%)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