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1월 외환보유액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중국 당국이 자금 유출을 억제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재부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인민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시점 중국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에 비해 872억2000만 달러 감소해 3조4380억 달러였다. 이는 2013년 2월에 기록한 3조3950억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 보유액은 10월에 113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그 전까지는 5개월 연속 감소했었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위안화를 달러에 대해 약 2% 평가 절하했다. 이후 정책 담당자와 시장 참가자들은 추가로 위안화 약세가 진행될 것을 우려해 중국의 외환보유액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 절하 후 시장 개입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8월 외환보유액은 939억 달러 감소로, 사상 최대의 침체를 기록했다.
WSJ는 10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던 외환보유액이 다시 감소했다는 건 미국 금리 인상 관측 고조와 중국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배경으로 자금이 다시 중국에서 유출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필요한 자금을 자국 내에 묶어두기 위해 이미 엄격한 자본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딘 샨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11월 중 사용한 외환보유액은 500억 달러로 추산된다”며 “나머지 감소액은 미 금리 인상 관측이 높아지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보유한 비달러화 자산의 평가액이 저하된 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폭락을 원하지 않고, 대신에 시장의 힘으로 완만하게 하락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15~16일 정책 회의에서 약 10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실시되면 투자자에게 달러화 자산의 매력이 증가해 중국 등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