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시장 공급과잉이 유가의 목을 조르고 있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21일(현지시간) 내년 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이 배럴당 36.35달러로 지난 2004년 7월5일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36.04달러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브렌트유는 12월에만 19% 하락해 지난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폭을 나타냈다. 이날 브렌트유의 하락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장비 가동건수가 증가하는 등 공급 과잉 우려가 심화된 영향이다.
현재 국제 원유시장은 공급과잉 압박에 질식된 상태이며 유가는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유가는 배럴당 14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금융위기 이후인 같은 해 12월17일 배럴당 32.40달러까지 추락했다.
국제유가의 하락 압박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합의 실패, 미국 원유재고량 증가 등 원유 시장 내 공급과잉 심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장관회의 이후 15%가량 빠졌다. OPEC 회원국들의 감산합의 실패로 공급과잉 우려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원유 재고량이 지난주 기준 4억9000만 배럴로 1930년대 이후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도 문제다. 여기다 원유 매장량 기준 세계 4위인 이란이 내년 1월 원유 시장 복귀를 예고하고 미국이 40여 년 만에 자국산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한 것도 국제 원유시장 내 공급과잉에 대한 불안감을 확대시켰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이클 위크너 원유시장 리서치팀장은 “지난 2주간 이란이 내년 1월 또는 2월에 복귀한다는 보고서가 다수 발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국제 산유량이 증가할 것임을 뜻하며 유가는 내년에도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