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값의 차이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격차는 8년전 725만원에서 379만원으로 좁혀졌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 5대 광역시의 아파트(재건축 제외) 매매가격 평균 격차는 3.3㎡당 379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달 기준 수도권과 5대 광역시의 평균 아파트 값은 각각 1167만원과 788만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평균 시세의 70%까지 육박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두 권역의 아파트 값 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8년 상반기 3.3㎡당 725만원까지 벌어졌다. 당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평균 1206만원으로 고점을 형성했고, 5대 광역시는 평균 481만원 수준이었다. 이 격차가 379만원까지 좁혀진 것이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 격차가 이처럼 줄어든 데에는 지방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114 김은진 팀장 “청약규제 완화와 신규 공급 부족으로 지방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주택 구매수요가 살아났다”며 “여기에다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조성 등의 각종 개발 호재가 맞물리면서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9년에서 2015년까지 7년 동안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은 평균 51.3%까지 상승했다. 대구가 66.9% 뛰었고, 광주 54.6%, 부산은 51.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등 수도권이 평균 0.9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2008년 11월 6만2000여 가구에 달했던 5대 광역시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거래심리 회복으로 지난해 5월 1534가구까지 감소했다.
두 권역의 아파트 가격 격차가 이처럼 줄면서 수도권 아파트값에 대한 5대 광역시 아파트의 매매가격 비율은 67.5%로 높아졌다. 2000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5대 광역시의 평균 아파트값은 2008년 상반기 당시 수도권 아파트값의 39.9%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5대 광역시의 3.3㎡당 매매가격은 △대구(889만원) △부산(834만원) △울산(812만원) △대전(697만원) △광주(582만원) 순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 중 대구(76.2%)와 부산(71.5%)은 이미 수도권 아파트 가격 대비 70%를 돌파했고, 울산(69.6%) 역시 70%에 육박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같은 현상은 최근 지방 아파트 가격이 내림세로 전환하면서 주춤하는 분위기다.
김 팀장은 “가격 상승 피로감이 쌓인데다 초과공급 우려와 5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예고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값과의 격차 감소세도 주춤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