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8억26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도 33.6%에서 35.1%로 1.5%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낸드 시장 매출이 전분기 대비 2.9% 감소하며 2분기 연속 축소됐음에도 고부가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 및 수익성 증대를 이룬 것으로 분석됐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반도체로, SSD 수요 확대로 사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최근 PC와 서버·스토리지·데이터센터, 나아가 스마트폰까지 일반소비 시장과 기업용 시장에서 SSD 사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메모리반도체 낸드 기반의 SSD는 기존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대비 빠른 속도의 데이터 읽기·쓰기가 가능하고 전력 소모도 적다.
삼성전자는 노트북 시장과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 특히 앞선 V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비트 성장률(반도체 매출 증가율을 데이터 기본단위 비트로 환산한 비율)이 전망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하이엔드 SSD 등에 집중한 결과 올 1분기 ASP(평균판매단가)가 전분기 대비 6~8% 떨어진 가운데서도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9% 성장한 비트 성장률을 기록,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위 업체 일본 도시바의 추격도 거세다. 올 1분기 도시바는 전분기 대비 12.8% 급증한 17억44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큰 폭의 매출 상장 덕에 같은 기간 도시바의 점유율은 18.6%에서 21.6%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점유율 격차는 전분기 15%에서 올 1분기 13%대로 좁혀졌다.
저장용량을 확대한 낸드 기술력이 도시바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도시바가 생산하는 전체 낸드의 40% 이상은 TLC(트리플레벨셀)다. TLC는 반도체 저장단위인 셀당 데이터를 3비트씩 저장하는 낸드플래시로, 셀당 데이터를 2비트씩 저장하는 MLC(멀티레벨셀) 및 1비트씩 저장하는 SLC(싱글레벨셀) 대비 저장효율이 뛰어나 생산성이 높다.
더불어 3차원 낸드 기술력도 강화한다. 도시바는 미국 샌디스크와 함께 미에현 요카이치시에 3차원 낸드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현재 3세대(48단) 3차원 낸드를 시험생산 중으로, 2분기 고객사 대상 샘플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3~5위 업체는 부진했다. 3, 4위 미국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은 올 1분기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6.8%, 6.9% 매출이 줄었다. 같은 기간 5위 SK하이닉스는 매출이 23.8% 급감하며 점유율이 10.1%에서 7.9%로 낮아졌다.
올해 초 세계 두 번째로 2세대(36단) 3차원 낸드 양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3세대 낸드 개발 및 거래선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