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누운 지 수십 분은 지난 것 같은데 도통 잠은 오지 않고 이리저리 뒤척이며 시간을 보내게 되는 날이 있다. 일어나 TV를 켜거나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다음 날 일정을 걱정하며 어떻게든 잠을 청하려고 애쓰게 된다. 특히 전에 불면증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불안감이 엄습해 오며 수면제의 유혹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이때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잠이 올 수도, 잠이 더 달아날 수도 있는데,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의 자문을 통해 '잠이 오지 않을 때 주의해야 하는 4가지 행동 유형'에 대해 알아봤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침대에서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는 스마트폰은 잠이 안 올 때 시간을 보내기 좋은 도구가 된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을 쪼이게 되면 우리 몸은 낮과 밤을 혼동하게 되고,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여기에 화면 속 내용에 몰두하다 보면 두뇌가 각성되어 잠은 더 달아난다. 숙면을 위해서 스마트폰은 침대에서 되도록 멀리 두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신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술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것은 잘못된 계산이다. 술을 마시게 되면 잠이 드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밤새도록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수면의 질은 떨어지고, 술이 깨는 시점에 각성의 리듬이 찾아와 새벽에 잠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술을 마시고 자는 것이 습관화되면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많은 술을 찾게 되고, 결국 술 없이는 전혀 잠들지 못하는 알코올 의존성 불면증에 이르기도 한다.
수면제를 먹는다
수면제는 잠이 안 올 때 가장 흔히 떠올리는 해결책 중 하나다. 그러나 수면제는 응급처치의 개념일 뿐 근본적으로 불면증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자칫 의존성이 생겨 수면제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스트레스, 우울증, 소화기의 문제 등 불면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므로 무작정 수면제를 찾기보다 원인을 바로잡아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잠에 집착한다
잠이 오지 않는 순간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하루쯤 잠을 못 자더라도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부족한 잠은 다음 날 토막잠으로 보충해도 충분하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는 상황에 대해 불안해 하고 정해진 수면시간을 반드시 채우려고 하다 보면 그 자체에 스트레스와 불안감 오히려 잠이 더 날아나게 된다. 억지로 잠을 청하려고 애쓰기보다 일단 편안히 눈을 감고 쉬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좋다.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스트레스 상황이나 걱정거리로 인해 찾아오는 불면의 상태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부담감을 갖고 지나친 걱정과 집착을 하면 스스로 병을 키워 만성 불면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잠이 안 올 때, 100점짜리 잠을 자려고 애쓰기보다 80점짜리 잠이라도 자겠다는 다소 가벼운 마음가짐을 갖고 침대에 누워 명상한다는 기분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잠을 청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