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7월 12일 파블로 네루다-칠레 아옌데 정권 때 프랑스대사 지낸 국민시인

입력 2016-07-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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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미래설계연구원 연구위원

파블로 네루다(1904.7.12~1973.9.23)는 칠레의 국민 시인이자 진보 정치가다.

원래 이름은 네프탈리 바소알토였으나 아버지의 억압에서 탈피하겠다는 의미에서 사용한 필명이 나중에 진짜 이름이 됐다. 그의 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동’이다. 정현종 시인은 ‘네루다 시선’을 번역하면서 “언어가 아니라 하나의 생동이다”라고 칭찬했다. 민용태 시인은 이 생동감을 ‘열대성’ 또는 ‘다혈성’이라고 묘사했다. 콜롬비아 소설가 가브리엘 마르케스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어릴 때부터 시에 꽂혀 있던 그는 1921년 ‘축제의 노래’, 1923년 ‘변천해가는 것’ 등 시집을 내놓아 이목을 끌었다. 젊은 시절의 대표작으로는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1924)가 꼽힌다.

그는 스페인에 있을 때 프랑코 독재정권이 출범하자 반파시즘 시를 썼다. 귀국한 뒤인 1945년 공산당 상원의원이 됐으나 공산당이 비합법화하자 멕시코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낸 시집 ‘위대한 노래’(1950) 중 ‘나무꾼이여, 눈을 떠라’로 스탈린국제평화상을 받았다. 1952년 오랜 망명 생활을 끝내고 귀국한 그는 1970년 아옌데 정권이 들어선 뒤 주 프랑스대사가 됐고,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73년 쿠데타로 아옌데 정권이 붕괴하자 그는 병상에서 항의 시를 쓰다가 세상을 떠났으나 독살설이 제기됐다. 칠레 정부는 민주화 이후에야 의혹을 규명하려고 2013년 4월 유해를 묘소에서 꺼낸 뒤 3년 만인 올해 4월 수도 산티아고에서 120㎞ 떨어진 해안 마을 이슬라 네그라의 묘소에 재매장했다. 타살설에 대한 결론은 애매했다.

파블로 네루다와 외딴 섬 우편배달원의 우정을 담은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가 그의 편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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