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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마감한 회계연도 2분기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8% 넘게 올랐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1월 일본은행(BOJ)은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엔저를 유도하려 했지만 사실상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달 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에 안전자산인 엔화에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엔은 달러당 100엔대까지 뛰었다. 그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수혜를 누렸지만 더 이상 이러한 엔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기업들은 일찌감치 순익 감소를 점치고 있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13일 이번 회계연도 (2015년9월~2016년8월) 순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회사는 올 들어 네 차례나 순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그사이 순이익 전망치는 60%나 낮아졌다. 도요타자동차도 올해 초 달러·엔 환율이 평균 105엔일 경우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이 3분의 1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앞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엔 오르면 회사 영업이익이 400억 엔 감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스스로 설정한 실적 전망치를 넘어서는 기업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대부분의 기업이 올해 초 회계연도 전체 실적 전망을 내놓을 당시와 현재 환율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떄문. 올해 1월 120엔대였던 달러·엔 환율은 현재 105엔대다. 하지만 다이와증권이 올해초 모니터한 일본 200대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달러·엔 환율을 110엔대로 상정해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책정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올해 달러·엔 환율이 평균 100엔일 경우와 105엔대인 경우 일본 주요 제조업 기업의 순이익은 각각 26%,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업의 경우 2분기 세전 순이익이 약 30% 줄어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엔화는 최근 몇주간 BOJ의 추가 부양책 도입 기대감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WSJ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