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나타난 시중금리 상승으로 채권보유비중이 높은 국내 26개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실규모가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1일 유효등급을 부여 중인 26개 증권사의 자료를 기준으로 파악한 결과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 증권업계의 채권평가손실액이 이같이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를 순이익과 비교할 경우 지난해 1~9월 증권사 누적순이익(1조5823억 원)의 19%, 분기 평균 순이익(5274억 원)의 58% 수준이다. 단기적으로 증권사들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대형사들의 채권평가손실액은 업체당 256억 원으로 중대형사 102억원, 중소형사 22억원보다 컸다. 하지만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채권 외에 수익기반이 부족한 중소형사일수록 더 컸다. 대형사들의 채권평가손실 예상액은 작년 1~9월 분기 평균순이익(418억 원)의 61.2%였던 반면, 중소형사들은 분기 평균순이익(27억원)의 80.1%에 달했다.
나이스신평은 분석 대상 증권사 중 7곳의 경우 채권평가손실 때문에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혁준 나이스신평 금융평가1실장은 “지난해 4분기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실 추산액은 자기자본 대비 0.7%, 보유채권 대비 0.2% 수준"이라며 "당장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소가 다수 상존하고 있어 추가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증권사 채권운용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고 필요 시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