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완만한 가운데, 고용 부진도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경제활동참가율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취업자 수 증가세는 둔화되고 실업률도 상승하고 있어 민간소비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 따르면 최근 경기는 서비스업생산 증가세가 소폭 확대되고 광공업 생산 및 출하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개선 추세는 아직 제한된 상황이다.
1월 중 전산업생산은 전월(3.5%)과 비슷한 3.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35.0%) 부문의 호황으로 1.7%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 및 전자부품을 제외할 경우 1.5% 감소하는 등 회복세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 중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설기성이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선행지표는 향후 건설투자가 완만하게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1월 소매판매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달보다 2.2% 감소하면서, 작년 11월(-0.3%)과 12월(-0.5%)에 비해 감소폭이 커졌다.
소비심리도 낮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민간소비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94.4로 기준(100)을 밑돌았다.
노동시장은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비스업에서도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고용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1월 중 취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24만3000명(1.0%)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전월(28만9000명, 1.1%)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1만 5천명→-16만명)에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서비스업(33만4000명→32만명)에서도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고용 부진이 심화됐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20.2% 증가하면서 전월(11.2%)보다 확대됐다. 조업일수가 증가하고 단가가 상승함에 따라 금액 기준으로 증가폭이 확대된 가운데, 물량 기준으로도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했다는 분석이다.
2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가격 급등세가 완화됐지만, 석유류가격의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전달(2.0%)에 이어 높은 상승세(1.9%)를 보였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의 투자가 개선되고 있으나, 민간소비가 다소 부진함에 따라 전반적인 성장세는 비교적 완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