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제조업 수출비중이 5분기 연속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투명한 지배구조의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SK에너지ㆍSK케미칼ㆍSKCㆍSK인천정유 등 SK그룹 4개 제조업체의 수출로 인한 매출실적은 올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액 24조7915억원의 절반이 넘는 13조4529억원을 기록했다(표 참조).
지난해 3분기 때 이들 4개 제조업체가 8조1576억원의 매출 가운데 58.2%인 4조7467억원을 수출해 처음으로 수출비중이 50%를 넘은 이후 현재까지 5분기 연속으로 수출이 내수를 앞선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1953년 직물공장으로 시작한 SK가 내수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수출주도형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한 이후 사업회사들이 각자 고유의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어 수출 비중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그룹 제조업체들은 갈수록 수출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1997년 당시 이들 4개사의 연간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30.82%에 불과했지만, 2004년 47.25%, 2005년 48.86%, 2006년 50.2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62년 섬유업계 최초로 4만6000달러 규모의 인조견을 홍콩에 수출하면서 섬유수출시대를 연 SK그룹은 1976년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04년 100억달러 ▲2005년 200억달러 ▲2006년 264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수출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SK그룹은 "이처럼 SK가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1998년 SK에너지 회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이 주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력 사업인 정유 및 자원개발 사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정유와 자원개발 사업 등을 전담하는 SK에너지와 SK인천정유는 지난해 전체 매출 27조7881억원 가운데 51%에 달하는 14조1732억원을 수출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전체 23조4147억원의 매출 가운데 12조8466억원을 수출해 수출 비중이 54.9%로 급증했다.
SK그룹은 "비산유국으로서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과 국내 다른 정유회사가 내수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산업구조 때문에 SK에너지와 SK인천정유가 그동안 내수 기업으로 오해를 받아왔다"며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명실상부한 수출기업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도 호조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각 계열사가 조직이나 사업체계를 수출주도형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SK㈜의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해외법인 'SKI(SK International)'을 신설하고 사업부문 내에 하위조직으로 존재하던 중국본부도 CEO 직속으로 별도 독립시키는 등 글로벌 사업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말 중국 쑤저우 장쑤성에 고기능 접착제 공장을 완공, 고기능 접착제와 도료, 잉크 바인더 등에 사용되는 포화 폴리에스터 수지 등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SKC는 지난해 말 중국 안후이성에 '동애전자' 폴리에스터(PET) 필름 공장을 준공해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SK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조직과 해외공장이 본격 가동돼 올 한해 SK그룹 제조업의 수출비중은 창사이래 최대규모인 54% 안팎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