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잦아들었지만 치솟은 계란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계란 생산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탓에 오히려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방역에 실패한 정부가 수급 예측과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AI 이후 국내 생산기반 회복이 당초 전망보다 지연되면서 지난달 계란 생산량은 평년 대비 83% 수준에 그쳤다. 평년 대비 6월 일일생산량은 83.4%로 4월 전망치(85.4%)보다 2.0%포인트 못 미쳤다.
이 같은 수치는 정부가 전날 실시한 2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내놓은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차 회의에서 계란 일일생산량이 4월 80.3%에서 6월 85.4%로 회복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한 달 새 생산량을 85.4%에서 83.4%로 다시 줄어든 것이다. 개수로 치면 하루 약 3400만 개에서 3280만 개로 120만 개가 부족한 물량이다. 전국적인 AI가 그치고, 간헐적인 추가 발생도 멈춘 상황에서 계란 생산량은 역행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산량 회복에 대한 정확한 추산을 다시 해봤는데 이전보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AI 재발 방지 차원에서 병아리 재입식을 위한 소독과 점검이 까다롭게 진행되는 점도 회복세가 더딘 이유로 꼽힌다. 수급 예측과 조절에 허점을 드러낸 정부는 효과가 떨어지는 수입에 의존하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계란값은 계속 올라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실정이다. 30알 기준 계란소매가는 3월부터 재상승 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3월 7326원, 5월 7958원에서 이달 들어 17일까지 7963원으로 평년 대비 46% 급증했다.
7~8월 폭염으로 인한 산란계 폐사와 산란율 저하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엔 여름철 산란계 200만 마리(전체의 3%)가 폐사하면서 계란값이 4.8%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