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중의원 해산 카드를 꺼낸 아베의 속셈

입력 2017-09-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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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 전공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는 17일 오후 5시를 지난 시점에서 28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의 모두(冒頭)에 중의원 해산을 단행할 의향을 굳혔다고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북한 핵문제 대응 등으로 내각 지지율이 회복되고 있는 현 시점과 야당인 민진당(民進黨)에서 탈당자가 잇따르고 있는 점, 그리고 최대의 정적이 될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신당이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임시국회 모두에 중의원을 해산할 의향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즉 지금 중의원을 해산한다면 자민당과 공명당이라는 여권이 선거를 충분히 이길 것이고, 그 결과 다시 아베 총리 자신이 지지 기반을 탄탄히 만들면서 내년의 총재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의원 해산과 선거를 이용해서 자신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물론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한 정세가 긴박한 가운데 해산은 어렵다는 소리도 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에 입각한 압력이 본격화되려면 몇 개월 걸릴 전망이므로 현 시점에서 해산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18일, 여권을 함께 형성하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와 당수 회담을 갖고 이런 의향을 공식 전달했다.

야당 측은 이런 아베 총리의 중의원 해산 소식이 전해지자 벌써 가케학원 문제 등에 대한 국회에서의 추궁을 피하기 위한 해산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여러 상황을 봐도 아베 총리는 해산이라는 큰 도박에 나섰다고 해야 할 것이다. 임시국회 소집은 28일로 예정됐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임시국회 모두에 중의원을 해산한다면 선거일은 10월 22일 또는 같은달 29일이 유력시된다. 그렇게 되면 아오모리(靑森), 니가타(新潟), 에히메(愛媛) 현에서 예정되어 있는 3곳의 중의원 보궐선거는 이 일정에 흡수된다. 보궐선거도 중의원 선거라는 큰 흐름 속에서 실시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아베 총리는 생각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주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 회담했을 때 이미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결정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유엔총회에서 귀국하는 22일 이후에 최종 판단한다고 한다.

한편 제1야당 민진당은 17일 임시국회 대책 등을 협의하기 위해 자유당, 사민당과의 영수 회담을 예정했지만 중의원 해산 소식에 회담을 취소했다. 2009년부터 3년 반 동안 일본의 정권을 맡았던 민주당이 현재 민진당으로 당명을 바꾸었고, 당수 선거로 당 대표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상이 선출되었지만 탈당 도미노가 이어지면서 민진당 내에서는 당 자체를 해산하자는 목소리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왜 이 시점에서 중의원 해산 카드를 꺼냈을까. 그가 이 판단에 이른 첫 번째 요인은 북한 정세다. 북한에 대해서는 유엔의 새 제재 결의안이 채택되는 한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도 선택 사항에 포함된다”라고 강조했다. 제재 효과가 없고 만약 군사행동이라는 사태가 된다면 중의원 해산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아베 총리는 북한 제재의 효과를 지켜보는 현재라는 시기밖에 해산할 수 있는 시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보인다.

자민당 내에서는 국회가 시작되면 가케학원 문제가 다시 부각되거나 새로운 장관이 야당의 추궁에 노출될 것이므로 해산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우려도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해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 해산 이유가 되는가 하는 점이다. 자민당 내에서도 “해산의 명분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당 측은 간부들이 서둘러 대응에 나서 “자기 보신 해산”, “북한 미사일이 날아올지도 모를 때 정치 공백을 만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로서는 선거 유세가 시작되면 미?일 동맹 강화 등 외교 안보의 성과를 강조할 방침이지만, 선거 기간의 위기관리를 포함해 큰 도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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