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정치 문호 개방하는 與野 =여야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방법 정하기에 여념이 없다. 후보로서는 공천을 받느냐 못 받느냐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는 곧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각 당은 공천 규정 조율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할 때 중앙당 의결로 경선 없이 곧장 전략공천을 할 수 있는 지역 29곳을 발표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대 당의 후보전략에 대한 효과적 대응 및 공천신청자가 없는 지역, 경쟁력이 약한 후보자의 단수 신청 지역, 전략적 고려가 필요한 지역에 대한 대처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청년과 여성에게 공천심사점수의 최대 25%를 가산점으로 부여한다. 이에 따라, 전략공천 지역이 많아지면 청년에게 유리하다.
자유한국당 역시 청년층 공략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서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청년층에 적극 문호를 개방하고 가산점 제도를 운용키로 했다.
홍준표 대표는 2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각 선거에 적용될 당의 공천원칙도 혁신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대폭 개정했다”며 “여성, 청년, 정치 신인들에게는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경선을 하면 각 20%씩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단, 여성과 청년, 정치 신인 세 가지 가운데 두 개 이상 해당할 때는 최대 30%로 가산점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홍 대표는 지난해부터 당 혁신 과정을 진행하면서 수차례 지방선거 후보로 ‘청년’을 대폭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청년전진발대식에서 “지방의원 공천 매뉴얼을 정할 때 그 지역에서 50%는 여성, 청년을 반드시 공천하도록 공천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한국당 강세 지역인 영남과 강원, 서울 강남 3구에 집중적으로 청년과 여성 지방의원을 배치하겠다고 직접 언급한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년 공천비율이 대폭 늘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 국민-바른, 청년 친화 정당 강조, ‘진보’ 정의당도 가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신당 출범 이후 구체적인 청년 공천 방법을 밝힐 전망이다. 다만, 안철수·유승민 두 대표는 평소 청년층의 정치 진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온 만큼, 청년 정책이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 대표는 앞서 광역단체장 공천에서 일반 국민 참여 방식인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 본인이 청년층의 지지로 정계에 입문한 만큼 젊은 인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공천 과정에서 가산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운영하는 정치학교의 일종인 ‘청년정치학교’를 활발히 운영해왔다. 다만, 다른 당의 정치학교가 선거의 등용문처럼 활용되는 것과는 달리, 주로 젊은 층의 정치참여를 목적으로 운영해왔다. 지방선거에 대비해서는 ‘목민관 학교’를 따로 운영해왔다. 이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 공천을 진행할 경우 당 정치학교 출신에게 가점을 주는 방식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원내 유일의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만큼 청년층에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했다. 이는 진보진영의 젊은 정치 지망생을 대상으로 차세대 주자를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전국위원회에서 지방선거 경선에 출마한 만 35세 이하 청년에게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최고 60%까지 가산점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경선규칙을 확정했다. 또 장애인 후보에게 50%, 청년 후보에게 30%의 가산점을 할당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25% 수준의 가산점을 주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대우인 셈이다.
아울러 정의당은 24일부터 다음 달까지 정치학교 격인 ‘진보정치 4.0 아카데미 예비학교(가칭)’를 운영해 교육과정을 일정수준 이상 이수한 청년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30%를 더 얹어 최고 6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이는 지역구 후보는 물론, 비례대표 후보에게도 적용된다. 최대 60% 가산점을 더 주면 당선 가능성이 급격히 상승하게 돼 청년 후보를 유인할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