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연한 연장설로 호재를 맞았던 리모델링을 앞둔 아파트들이 연장설이 해프닝으로 끝나자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김현미 장관이 재건축 연한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 발언을 하며 일시적으로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앞둔 단지가 수혜를 입은 바 있다. 현행 30년인 재건축 가능 연한이 40년으로 연장될 경우 현재 입주 30년을 맞아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의 현재 가치가 급격히 내려가고, 신축아파트나 연한 40년 아파트, 그리고 재건축이아닌 리모델링 사업으로 선회한 단지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준공 15년이 되면 추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주 김 장관이 재건축 연한 연장 시사는 소통 상의 혼선으로 빚어진 해프닝이라는 입장으로 재건축 연한 연장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리모델링 단지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솔마을 5단지는 국내 1기 신도시 최초로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 심의를 통과해 리모델링 단지로서의 상징성을 가진 아파트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연장설 등의 호재에 힘입은 이 단지의 전용 41~42㎡ 가구는 지난달 3억7500만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하지만 김 장관이 연장설을 부정한 뒤인 이 달엔 3억2500만~3억3500만원으로 많게는 5000만원까지 하향 조정된 가격에 거래됐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남산타운 아파트 역시 지난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단지 역시 재건축 연한 연장설이 있던 1월 전용 59㎡가 사상 최고가인 6억3500만원에까지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 다시 5억2000만원에 거래되는 가구가 나오는 등 다소 하향조정이 있었다.
서울의 한 리모델링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연장 얘기가 나왔을땐 리모델링 단지의 호가가 오르냐는 식의 문의전화가 많았지만, 없던 일이 되고 나서부터는 관심이 뜸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