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내 상륙이 예정된 미국 스페셜티 카페 '블루보틀'이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들의 자리를 위협할지 주목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중 하나인 블루보틀은 3월 서울 삼청동에 첫 매장을 오픈한다. 네슬레는 지난해 9월 블루보틀 지분 68%를 약 4억2500만 달러(약 4800억 원)에 인수했다.
블루보틀은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수의 마니아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11월 ‘제6회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어느 블루보틀 매장에 가도 한국인이 최소 4명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루보틀의 자신감과 달리 국내 업계에서는 성공 여부에 대해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과거 미국 3대 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출한 사례가 있지만 초반의 인기와 다르게 지금은 조용하게 운영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3대 스페셜티 카페로 불리던 인텔리젠시아와 스텀프타운은 이미 국내에 진출한 상태다. 2015년 국내에 진출한 인텔리젠시아의 원두는 국내 스페셜티 브랜드 ‘이스팀’의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고 스텀프타운은 그보다 앞선 2014년 국내 커피 전문점 ‘더팬케이크 에피데믹’과 손잡고 들어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장 수 1, 2위인 이디야와 스타벅스를 한 부류로 묶지 않듯이 블루보틀 역시 타 브랜드와 같은 부류로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 본사의 직영 카페와 국내 창업용 카페라는 점에서 일정 선을 긋듯이 블루보틀 역시 갈 길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루보틀은 직영으로 매장이 운영될 예정이며 스페셜티 커피에 특화된 만큼 국내에서 선례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스페셜티 커피는 일반 커피와 달리 특수하고 이상적인 기후에서 재배되며 생산지에 따라 개성 있는 풍미를 지닌 특징을 갖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 협회의 기준에 따라 그 등급도 정해진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2월 종로타워에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벅스 매장을 오픈하면서 일부 매장에서만 선보이던 프리미엄 라인인 리저브 커피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그 자리에서 각 리저브 커피의 맛을 비교해 보고 원두의 산지별 풍미 차이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할리스커피는 지난 연말 스페셜티 원두 5종을 출시했다. 할리스커피 측은 커피 본연의 맛과 품질을 느낄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원두와 드립백 형태로 선보였다. 엔제리너스는 20일 싱글오리진 커피 ‘콜롬비아 라 모렐리아’를 내놓았다. 엔제리너스는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인증을 받은 커피 감별사들이 매 시즌 품질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앞세워 다양한 원산지의 원두를 각각의 추출법을 통해 선보이는 스페셜티 커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국내 커피 브랜드들의 스페셜티 커피 경쟁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