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끝난 것 아니다 = 가상화폐 시장 관계자는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은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연초 대비 10배 이상 오르는 등 전례없는 상승세를 경험했다. 단기간 급상승했기 때문에 하락세가 더 크게 올 것이란 분석이다.
1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월 17일 1만9891달러(비트피넥스 기준)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꾸준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7000달러 수준으로 고점 대비 3분의1 수준이다. 단계적 고점을 잇는 하락 추세선을 돌파하지 못해 하락장은 현재 진행형으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하락 추세선을 돌파한 이후 시장에 진입할 것을 조언한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심리적 지지선인 8000달러대가 무너진 지난달 16일 “비트코인은 지난해 말 버블 효과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하락세로 크게 방향을 틀었다”는 마켓증권 폴 데이(Paul Day)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보도했다.
폴 데이에 따르면 2013년처럼 비트코인의 시세 폭락이 거듭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결국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최고 시세에서 76% 하락한 280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생산원가까지 떨어졌다 =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채굴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채굴은 가상화폐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유지하는 거래 중개자의 개념이다. 채굴자들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중개하면서, 수수료와 새 코인(가상화폐 약칭) 보상을 받게 된다.
채굴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채굴하는 데 드는 생산 비용은 현재 시세와 같은 수준이다. 채굴 장비를 운영하기 위해 드는 전기세와 관리비, 시설 임대비 등의 총합이 시세와 같다는 것이다. 현재 가격으론 남는 게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설비투자를 한 채굴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채굴을 하고 있다.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국내 채굴자들의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 채굴사업 투자자는 “장비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채굴할 때마다 손해를 보는 꼴”이라며 “해외 채굴자들이 더 낮은 가격에 덤핑(투매)한다면 국내 채굴자 중 상당수는 사업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세장 속 낙관론도 솔솔 = 가상화폐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아브라(Abra)의 빌 바히드(Bill Barhydt) CEO도 이 같은 전망을 밝혔다. 바히드는 “헤지펀드 투자자, 개인자산가 등 가상통화 시장의 큰손들은 가상통화의 가격 변동성을 큰 기회로 보고 있다” 며 올해 가상통화의 가격 상승을 예견했다.
일각에선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매수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5일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초 7000달러(한화 약 755만3000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일일 거래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전반적으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가상화폐 전문매체 NEWSBTC는 “기술 발전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문제점이 개선될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 확장성 등이 해결돼 가상화폐 미래는 밝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시장조사 기업 펀드스트라트를 운영하고 있는 톰 리는 “비트코인 가격은 이미 2011년과 2013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과거 거래 패턴을 고려해 볼 때 2020년 3월28일께 9만1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