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 등정에 실패했다. 이번주 5거래일 중 나흘동안 장중 1071원선까지 오르기만 했을 뿐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1070원에 올라서지 못하면서 하락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이르면 이번주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미국 환율보고서와 이달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등 이벤트가 하락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주식배당도 예정돼 있어 하단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다음주 1060원에서 1080원 사이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9.6/1070.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5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2.36포인트(0.51%) 오른 2455.07을, 코스닥은 10.42포인트(1.18%) 급등한 891.87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19억56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869억2100만원어치를 각각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주식이나 채권 혹은 위험심리 등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다. 장중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분위기”라며 “밤사이 미국 증시가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에 영향이 거의 없었다. 전날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고 이 총재 코멘트가 비둘기쪽에 가까워 향후 금리인상 기대감이 누그러지면서 원·달러가 충분히 하락할 상황임에도 결국 보합으로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 악재에도 불구하고 원·달러가 1070원을 넘기지 못했다. 남은 이벤트들은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원·달러 하락 재료다. 다음주 하락으로 방향을 잡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오전에는 위안화와 아시아통화가 오른탓에 원·달러도 1070원대까지 올랐다. 이후엔 아시아통화 상승세가 주춤했고 주가도 지지력을 발휘하면서 상승폭을 되돌리며 끝났다”며 “이르면 주말 미국 환율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에 대한 경계감은 있을 것 같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시리아 관련 리스크 등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KT&G나 SK 등 배당도 예정돼 있어 지지력으로 작용하겠다. 다음주 1060원에서 1080원 사이 레인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30엔(0.28%) 오른 107.59엔을, 유로·달러는 0.0011달러(0.09%) 상승한 1.232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