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단기 일자리 대책이 고용지표상 유례없는 실업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상 공공부문에서 일자리가 공급되면 더 많은 경제활동인구 유입으로 실업자가 늘어나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 중 공공부문 맞춤형 일자리 대책은 일종의 도박이다. 효과를 보면 기저효과로 고용지표 회복이 예상되는 내년 2월까지 취업자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효과를 못 보면 최악의 실업난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1~2월에는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가 급증한다. 건설공사가 줄어드는 탓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2701만1000명이었던 취업자 수는 12월 2660만4000명, 올해 1월 2621만3000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실업자 수는 87만1000명에서 91만3000명, 102만 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계절적 특성과 최근 취업·실업자 추이를 고려하면, 별다른 조치가 없을 때 올 겨울 취업자 수는 감소로 전환되고, 실업자 수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향후 2~3개월간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공급한다. 일단 올 겨울만 버텨보자는 식이다. 이번 일자리 대책이 단기 일자리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내년 1월까지만 취업자 증가세를 유지한다면 이후에는 올해 고용 둔화에 따른 기저효과로 고용지표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취업자가 감소 전환되거나 취업자 증가 폭이 실업자 증가 폭에 못 미친다면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공공부문에서 일자리가 공급되거나 민간에서 대규모 공개채용이 실시되면, 일자리 공급량보다 많은 경활인구가 비경활인구에서 유입된다. 이때 취업에 실패한 신규 경활인구는 실업자로 집계된다. 공무원시험 전후로 실업자가 급증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일자리가 대규모로 공급되면 통상 경활인구 증가로 실업자도 는다”며 “이번에도 일시에 채용이 몰리면 실업자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업자가 는 상황에서 취업자가 줄거나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면 실제 정책 효과와 무관하게 고용지표는 최악 수준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 일자리의 대부분은 고용으로 할 업무가 아니다”라며 “특히 정부는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에 주목했겠지만, 실업자가 증가하는 것 이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