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는 11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남 전 사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8억887만여 원을 추징했다. 또 롤렉스 손목시계, 에르메스 의상 등을 몰수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병주(64) 전 삼우중공업 대표에 대해서는 특경가법상 사기와 횡령 혐의에 대해 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남 전 사장이 삼우중공업을 고가로 인수한 점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에 손해를 입힌다는 인식하에 의도적으로 인수를 결정하고 인수가격 결정했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며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향후 상승할 가능성, 내부 정보유출 위험성 등을 고려할 때 삼우중공업을 100% 자회사로 만들고자 한 것이 현저히 합리성이 결여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인수 가격 또한 적정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분식회계 혐의 역시 무죄로 판단됐다. 분식회계는 있었으나 남 전 사장의 지시 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2009년도에 실행예산의 임의축소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고인이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지시했다거나 이것을 용인했다고 볼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에게 자신의 연임을 청탁하기 위해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와 홍보대행 계약을 체결하고 회사 운영자금을 지급한 혐의는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 20억 원 상당의 홍보대행 계약은 불필요했다”며 “대우조선해양이 뉴스컴으로부터 어떤 용역을 제공받았다고 해도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 지급을 위한 수단 내지는 부수적 결과물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용역가치를 월 1000만 원으로 산정해 재산상 손해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이 구체적인 항소 이유를 제출하지 않아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남 전 사장은 2010년 2월 자신의 측근인 정 전 삼우중공업 대표가 자금난을 겪자 회사를 고가에 인수하도록 지시해 대우조선해양에 125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2009 회계연도 영업이익을 실제보다 3108억 원 부풀린 혐의도 있다. 또 자신의 측근인 이창하 디에스온 대표가 신축한 당산동 빌딩을 회삿돈으로 분양받아 공실로 방치해 손해를 입힌 혐의 등도 받는다.
앞서 1심은 분식회계 등 사실상 공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점을 유죄로 인정해 남 전 사장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