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나서서 가계동향조사 응답거부 과태료 논란에 불을 붙인 모습이다.
‘통계청이 새 가계동향조사 불응에 최고 2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통계청은 ‘단순 불응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뒤늦게 “시대에 뒤떨어진 행정조치”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강신욱 통계청장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가계동향조사 과태료 논란은 6일 한 언론사의 보도로 불거졌다. 해당 언론사는 “대상자가 응답을 거부하면 최대 2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통계청은 해명자료를 통해 “비록 통계법에 불응 가구에 대한 과태료 부과 규정이 있지만 통계청은 현재까지 불응 가구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해 오지 않아왔다”며 “앞으로도 통계청은 우선적으로 국민들에게 협조를 부탁하고, 지속적으로 설득해 통계조사를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동향조사 조사원들은 통상 조사대상 가구에 조사대상임을 안내하면서 불응 시 통계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실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과는 별개의 절차상 안내다. 이번 논란도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하지만 통계청의 해명에도 문 대통령은 통계청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7일 오전 차담회에서 “(과태료 부과를)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통계 작성에 나서게 하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야지, 강압적인 방법으로 하는 건 관료적 사고”라며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강 청장은 브리핑을 열어 “보도와 관련해 통계청이 입장을 최근 바꾼 것처럼 오해되는 것이 모든 가구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고, 우리 생각을 정확히 말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자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통계청에 대한 청와대의 사실관계 확인은 없었다고 강 청장은 전했다.
강 청장은 “통계청 조사에 응하는 모든 분들에게 조사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설명하고, 응답을 부탁하는 입장이란 점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변함 없다”며 “단순 불응으로 과태료 부과한 적이 없다는 건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동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