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집권 3년차 신년기자회견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용어는 ‘경제(35번)’였다. ‘혁신’은 21번, ‘성장’은 29번이었다. 문 대통령이 올해 경제와 혁신·성장에 방점을 두고 경제 정책을 운용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새해 첫 전국경제투어로 울산을 방문해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천명했다. “수소경제가 태동하기 시작한 지금, 세계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해낼 것이며 전통 주력 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과 연계해서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라는 골(Goal)을 넣기 위해 혁신성장을 전방에 세우고 볼을 공급할 미드필터는 수소경제로 세운 것이다. 미드필더는 축구에서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경기의 호흡을 조절한다. 상대 팀이 공격해 오면 중원부터 수비하기도 하고, 공격할 때는 공격수에게 볼을 배급하거나 직접 골을 넣는다. 훌륭한 미드필더를 두지 못한 팀은 몇몇 경기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수소경제는 훌륭한 미드필더일까? 잠재력이 있는 선수이긴 한 것 같다. 수송과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동력을 지니고 있다.
매킨지(2017년)는 세계 수소 수요가 급증해 2050년 수소산업은 연 2조5000억 달러의 부가가치와 300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승용차, 열차, 선박, 드론 등 모든 운송 분야에 수소를 활용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단 계획이다. 또 에너지 전환의 두 번째 정책으로 연료전지(수소)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목표도 야심 차다. 2040년 수소차 620만 대(330만 대 수출) 생산과 수소충전소 1200개 소 마련, 43조 원의 부가가치 및 42만 개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아직 가다듬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정부는 수소가 친환경이라고 하지만 수소 추출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100%가 아닌 부분 친환경이다. 여기에 2030년 세계 자동차 1억2000만 대 중 수소차는 200만 대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에너지와 산업 등 경제의 한 축이 친환경·신분야로 가야 한다는 점엔 큰 이견이 없다. 새로운 경제활력 방안으로 수소경제 카드를 쥐고 있는 것도 나쁠 게 없다. 다만 코리아팀의 감독인 정부가 미드필더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작전을 펴느냐와 민간과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