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와 휴대폰부품 등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이 1년반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폭도 3년만에 가장 낮았다.
더 큰 문제는 미래 먹거리를 담보하는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일반기계 수입물량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당장의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 감소는 물론 미래 투자도 부진한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교역조건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악화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전기 및 전자기기가 4.1% 줄었다. 이는 2017년 6월(-1.5%) 이후 첫 감소세며, 2016년 10월(-7.3%) 이후 2년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등을 포함하는 직접회로도 1.8% 상승에 그쳐 2015년 12월(-0.9%)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았다.
정보통신(IT) 부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밀기기도 3.1% 하락해 작년 2월(-7.4%) 이후 10개월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면 수송장비는 18.6% 상승해 두달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수입물량지수는 3.1% 하락한 133.21을 기록했다. 역시 지난해 9월(-12.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일반기계가 31.3% 급감했다. 이는 2009년 1월(-33.0%) 이후 9년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정밀기기(-8.4%)와 수송장비(-6.9%)도 각각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금액기준으로는 수출이 3.3% 하락해 2016년 10월(-5.1%) 이후 2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수입은 0.4% 올랐다.
박상우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이 LED와 휴대폰 부품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직접회로는 플러스를 유지했다”며 “그간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등 호황을 누렸다. 조정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수요 감소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설비투자와 연관이 있는 일반기계 수입물량도 크게 줄었다. 큰 폭의 투자가 마무리된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수출가격(-3.5%)은 내리고 수입가격(3.6%)은 오른 탓이다. 교역조건이 국제유가를 한달 가량 선행한다는 점에서 11월 평균 두바이유를 보면 전년동월보다 7.8% 상승한 배럴당 65.56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가 상승했으나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하면서 6.7% 하락한 137.19를 보였다. 지수 기준으로는 작년 2월(128.83) 이후 10개월만에 최저치다. 직전달에도 8.8% 떨어진 바 있다.
다만 이같은 하락세에 변화조짐이 있다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박 팀장은 “그동안 유가가 많이 올라 교역조건이 꾸준히 하락했다. 다만 11월 국제유가 오름폭이 감소했고, 12월은 7.0% 떨어져 2년3개월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을 감안해서 볼 필요는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