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기술인재가 중요하다고 구호만 외치는 수준이지 ICT인재 육성에 대해 앞장서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학벌 좋고 가방끈 긴 인재는 많지만 현장에서 진짜로 필요한 인재는 별로 없는걸 잘 알면서도 말이죠.”
최근 대전 둔산동에 문을 연 미래융합교육원의 임인걸 대표는 31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훌륭한 장비도 중요하고 기술개발도 필요하지만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재를 길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표는 23년째 기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인이다. 그가 운영 중인 은성일렉콤은 1996년 설립돼 인쇄회로기판(PCB)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PCB뿐 아니라 전자 기판 위에 부품을 올려놓는 공정까지 처리해 주는 SMT(surface mount technology)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런 부품업체를 제작하는 중소기업 경영자인 임 대표가 ICT인재를 기르는 교육사업에 뛰어든다고 하자 주위에선 의구심의 눈으로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수십 년간 기업을 하면서 느낀 현장의 ‘인재 기근’ 문제를 직접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에서 자신감 있게 추진했다. 중소기업을 하면 할수록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해도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재가 좀처럼 없더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 대표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청년이 바라는 기업이 너무 다르다”며 “둘을 매칭해 보자는 취지로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을 하면서 보니까 인성 좋은 청년 인재들을 키우는 것이 가장 보람되더라”고 말했다.
미래융합교육원은 정보통신서비스융합, 디자인융합, 미디어콘텐츠융합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융합기술인재를 양성하는 직업교육기관이다. ICT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막상 공급은 부족한 현실을 개선시켜 볼 목적으로 출범했다.
여기서는 크게 3가지 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다.
우선 KT서비스와 체결한 협약에 따라 3개월 과정의 직무능력개발과정을 운영한다. KT서비스의 신입 AS기사들의 기본 기술교육을 담당하게 되는 것.
여기서 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KT서비스에서 실무훈련을 거친 후 현장에 투입된다.
KT와 미래융합교육원은 교육생들이 과정을 수료한 뒤 KT서비스 정규직원으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약도 맺었다. 연봉은 대기업 수준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우선 KT와의 협약에 따라 직원교육을 담당하고 통신 3사 중 나머지 2개 회사와도 관련 협약을 맺고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희엽 KT 서비스 남부 대표도 “ KT직무능력개발과정은 4월 중 40명의 수강생을 모집해 5월 1일부터 3개월간 야간에 운영된다”며 “교육이 끝난 후 KT서비스와 다른 대기업에도 취업을 연계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인쇄와 3차원 인쇄기술과 그래픽 디자인 등을 교육시켜 창업을 돕는 교육도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과정도 운영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전국에 있는 과학관이나 체험관에 최첨단 실감체험 미디어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5월부터 정규교육을 시작하면서 연간 1000명 이상의 교육을 시행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또 미래융합교육원은 스마트광고플랫폼(DID) 제작회사로 유명한 홍콩 후시다그룹과 한국판매독점권을 갖기로 협약을 맺기도 했다. 교육과 함께 스마트광고플랫폼 수출사업도 병행하겠다는 의미다.
임 대표는 4월부터 은성일렉콤이 있는 인천과 대전을 오가며 생활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이미 대전에 오피스텔을 얻어놨고 일주일 중 절반은 대전에서 지낼 것”이라며 “바쁘지만 즐겁게 사는 게 인생의 모토라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