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관계자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글로벌 가치 사슬을 깨뜨리는 것으로 세계 자유 무역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10년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차단했을 당시 일본 정부 관료들이 주장했던 “중일 관계 악화는 세계 경제에 해롭다”, “일본만을 겨냥한 것이라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에 해당할 것이다” 등의 발언을 인용하며 일본의 경제보복 부당성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 WTO 협정 위반으로 밝혀지며 일본이 이겼다”며 “나는 자유무역의 개념이 절대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하며, 이 발언에 100% 동의한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G20의 주최국으로 자유무역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으며, 일본은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국 중 하나다”며 “일본은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지킬 것으로 믿는다. 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화학물질이든 희토류든 소재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WTO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WTO 사무국에서 일했고 상소기구의 위원으로도 일했기 때문에 잘 안다”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삼성전자가 한국 주식 시장의 21%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도체 산업을 규제 대상으로 삼은 점은 실망스럽다”며 “일본은 처음에는 ‘신뢰 훼손’을 근거로 꼽았으나, 이후 뚜렷한 증거도 없이 북한에 대한 불법 물자 유출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의 당사국으로 의무를 엄격히 준수했다”며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가 올해 초 펴낸 보고서의 전략물자관리 수준에서 한국은 17위, 일본은 36위였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의 강제노역 배상 판결에 대해 그는 “민주주의에서 권력분립 원칙은 신과 국가만큼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는 ‘1965년 합의가 반인륜적 범죄와 강제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다루지 않았다’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려 했고,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도전에 비춰 한미일 공조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일본은 어떤 사전 통보도 없이 수출 규제를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관계 협력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기술과 혁신을 통해 동북아시아 지역을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한일 간 공조가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중국이 참여하는 3국 협력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공공 방송용 자막 제작, LNG 공동 구매, 아시아 슈퍼 그리드(Asia Super Grid) 설립 등 협력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과학과 기술은 전쟁의 도구가 되면 비극적 결과를 초래한다”며 “페니실린이 세상에 준 혜택,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소니 워크맨이 준 혜택을 떠올려 보면 이런 창의성을 정부의 조치로 소멸시켜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레이와 시대’ 선포에 맞춰 양국은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며 “건설적 대화로 수출규제 문제와 대법원 판결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끝으로 그는 정한론을 주창했던 요시다 쇼인과 메이저유신을 이끈 다카스키 신사쿠를 언급하며 “살아있다면 그들은 우리 두 나라 사이의 미래 지향적인 협력에 대한 나의 의견에 대해 동의할 것”이라며 일본 수출규제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