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 해외 여행객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한일 갈등으로 일본 노선은 여행객이 큰 폭으로 줄었다.
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항공운송 동향’에 따르면, 올 8월 항공 여객은 111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늘었다. 월간 국제선 여객 수로는 사상 최대치다. 직전까지 여객 수 1위였던 올 7월(1071만 명)보다 여행객이 4.1% 증가했다. 휴가철 여행시즌인 데다 항공사의 노선 다변화로 좌석 공급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 보복이 계속되면서 일본 노선은 ‘된서리’를 맞았다. 올 8월 일본 노선 여객은 153만 명으로 전달(180만 명)보다는 15.2%, 지난해 같은 달(192만 명)에 비해 20.3% 급감했다. 일본 노선 여객은 6월만 해도 183만 명에 달했지만, 7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자 두 달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올 7~8월 일본 관광업계의 생산유발액이 지난해보다 3537억 원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의 여행 보이콧이 치명타였다. 연구원은 보이콧이 장기화하면 내년 일본의 경제 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을 대신해 휴가철 항공 산업을 견인한 노선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였다. 1년 새 여행객 수가 15.1%(280만 명→322만 명) 늘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87만 명)과 필리핀(47만 명), 태국(44만 명) 순이었다. 여행 수요 증가에 필리핀 운항 편수는 전년 대비 32.0% 급증했고, 베트남 노선도 21.6% 증편됐다.
중국(179만 명)과 유럽 노선(71만 명) 여객 수도 각각 13.0%, 10.0% 늘었다. 다만 중국 노선 여객 수는 중국이 한국 단체여행 금지령을 내리기 전인 2016년 8월(207만 명)과 비교하면 13.7% 적다.
8월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분담률은 65.9%로 1년 전보다 2.7% 하락했다.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나가던 국적 저비용 항공사(LCC)의 국제선 분담률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떨어져 29.2%를 기록했다. 주력이던 일본 노선의 여객 감소와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 심화 여파로 풀이된다.
국내선 여객은 지난해 276만 명에서 올해 301만 명으로 8.9% 증가했다. 제주 노선 여행객 수가 134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청주와 대구, 광주 등 내륙 노선 여객도 1년 전보다 18.1% 늘어났다.
국토부 측은 “일본 문제로 인한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고 항공업의 지속 발전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