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완성차 메이커의 성능과 안전도가 사실상 평준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안전=볼보’라는 등식을 뇌리에 담고 있다.
실제로 스웨덴 볼보는 3점식 안전띠를 처음으로 도입한 메이커다. 그만큼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안전에 대한 이들의 기술이 브랜드 이미지로 각인된 셈이다.
볼보가 최초로 고안한 보행자 전용 에어백 역시 이런 브랜드 철학에서 시작했다. 보행자용 에어백은 엔진룸과 보닛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차와 보행자가 충돌 때 보행자 부상의 대부분이 무릎과 머리에 집중된다.
볼보는 차 앞 유리와 보행자의 머리가 충돌하면서 생기는 부상을 막기 위해 보행자용 에어백을 고안했다.
7개의 전방 센서를 통해 보행자와 충돌을 감지하면 즉시 보닛이 솟구치면서 앞 유리와 A필러를 두툼한 에어백이 뒤덮어 버린다.
보행자의 머리가 엔진 헤드와 충돌하는 것은 물론 앞 유리와 직접 충돌하는 상황을 막아주는 셈이다. 차 밖에 자리를 잡은 최초의 에어백으로 기록돼 있다.
최근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ZF는 측면 에어백을 개발해 선보였다.
측면 사고를 감지해 옆 차와 충돌이 감지되면 즉시 도어 아랫부분에서 에어백이 솟구쳐 오른다. ZF가 만든 외장형 에어백은 길이 80인치(203.3cm), 높이 21인치(53.3cm), 너비 15인치(38.1cm)다. 무게는 5.8kg 정도다.
단순하게 차 옆면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서 도어가 찌그러져 승객 공간을 침범하는 경우를 막는다.
ZF는 자동차의 외부에서 터지는 에어백이 탑승자의 부상 정도를 4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언뜻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들이 이 장비의 장착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에어백이 터지느냐에 달려있다.
ZF는 레이더와 초음파 및 카메라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이런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센서들이 중요한 세부사항들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술이 더욱 진보하면 충돌 사고 때 차 전체를 휘감는 에어백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