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내리는 시내면세점… 특허입찰 흥행도 ‘빨간불’

입력 2019-11-04 16:13 수정 2019-11-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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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두산그룹 3년 만에 사업권 반납… 관세청 신규 입찰에 업계 “출혈경쟁 부추긴다” 반발

면세점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14일 예정된 시내면세점 입찰이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마지막 남은 오프라인 유통 기회의 땅’ 등 각종 수식어가 따라붙던 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의 증가로 인한 출혈경쟁으로 적자와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2016년 면세사업을 시작한 한화그룹은 3년간 1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6월 갤러리아 온라인 면세점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9월에는 갤러리아면세점 63을 접었다. 같은 해 뛰어든 두산그룹 역시 3년 만인 지난달 면세 사업권을 반납하고 내년 4월 문을 닫기로 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14일까지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신청을 받지만 입찰에 참여할 기업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 소비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등 대기업 시내 면세점 특허 5개를 추가 발급하고, 시내면세점이 없는 충남에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 1개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 경우 전국 시내면세점은 총 26개가, 서울에만 16개가 몰리게 된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빅3(롯데, 신라, 신세계)가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 보이콧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면세 사업에 뛰어든 현대백화점면세점만이 이번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무역센터점만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강남보다 외국인 상권이 두터운 강북지역 공략을 위해 이번 입찰에 적극적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강북 지역에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했지만 이번에 사업을 정리하는 두산면세점의 공간과 인력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신규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두타면세점이 관광객 유치에 수월한 명동 인근, 동대문에 위치한 만큼 강남에 이어 강북에 면세 사업을 내 구색을 맞추려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서는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두타면세점 자리에서 면세점을 열 경우 면세점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두산 측에서 제안이 들어와 두타면세점 입지를 면세점 사업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의가 잘 진행될 경우 신규 면세 사업자 입찰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빅3 면세점 외 현재 면세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소·중견 사업자는 이번 입찰에 소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적자를 내며 악화일로를 걷는 만큼 추가 면세사업이 수익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다. 동화면세점은 2016년 3547억 원으로 매출 최고점을 찍은 후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199억 원에서 작년 105억 원으로 줄었지만, 이는 브랜드 철수에 따른 운영 비용이 줄어든 결과다. 올 상반기 매출은 14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 하나투어의 계열사인 에스엠면세점도 마찬가지다. 에스엠 시내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5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하락했고, 올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보다 12.7% 하락한 254억 원에 그쳤다. 올해 개장한 입국장 면세점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고 있어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관세청의 면세사업권 남발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2016년부터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안착하기도 전 추가 특허 신청을 예고하면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면세 사업이 제한적이던 때는 사업권이 곧 수익이었지만 무분별한 면세사업권 남발로 기존 빅2 외에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며 “사업권 남발이 면세산업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미선 기자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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