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 시장을 이끄는 히트 상품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수’도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완구업계가 요약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예년 같지 않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2주 전인만큼 특수를 노리는 완구 업체들이 한창 분주해야 할 시기인데도 떠들썩한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병우 한국완구협회장은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평달 대비 매출이 3배가량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매출이 늘긴 하겠지만, 분위기를 읽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가 크리스마스 특수를 난망하는 가장 큰 배경은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이 부재해서다. 팽이 완구 ‘베이블레이드’의 인기가 꺾이면서 이를 대체할 히트상품이 뚜렷하지 않은 모양새다.
그나마 지난달 개봉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의 인기로 관련 제품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영실업은 지난달 ‘겨울왕국2’ 개봉에 맞춰 4종의 라인업을 출시했다. 영실업은 미국 완구제조업체 MGA 엔터테인먼트의 장난감인 ‘ LOL 서프라이즈’도 정식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데 여아 완구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좋다. ‘LOL 서프라이즈’시리즈는 지난달 토이저러스, 홈플러스 등 유통업체의 여아완구 인기 상품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완구 전문기업 손오공은 헬로카봇의 인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TV 방영 중인 ‘헬로카봇은 시즌 7-유니버스’의 인기에 힘입어 ‘제트크루저’, ‘앵그리퍼프’, ‘라이캅스’ 3종을 최근 출시하며 크리스마스 신제품 확대에 나섰다. 올해 영업적자를 낸 손오공은 크리스마스 대목을 잡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올해 3분기에 손오공은 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올해 누적으로는 4억40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매출액도 3분기까지 509억 원으로 전년 760억 원에서 33% 줄었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예전만큼 활발하게 마케팅에 힘을 쏟지 않는 것도 ‘조용한 크리스마스’에 영향을 주고 있다. 쿠팡, 옥션 등이 오프라인 유통 못지 않은 완구 유통의 큰 손으로 등극하면서 반대 급부로 매장에서 프로모션을 내세우는 마트들이 제힘을 발휘하고 못하는 것이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이자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상징하는 이마트가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병우 한국완구협회회장은 유통환경의 변화가 완구업계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온라인 유통 매출이 오프라인의 절반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쿠팡, G마켓 등 온라인에서 완구 취급 규모가 늘어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예전처럼 크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타겟층인 4~7살 어린이들의 부모들인 30대가 인터넷 쇼핑에 익숙하다 보니 굳이 매장에 가서 사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