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로 사모펀드 냉각…수탁고 1조 원 급감

입력 2020-01-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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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펀드환매 중단 사태로 국내 사모펀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400조 원을 돌파하며 성장가도를 달린 사모펀드 수탁고(설정액)가 올해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사모펀드 설정액은 411조2522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 412조4090억 원 대비 1조1568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1월 말 405조6413억 원에서 12월 한 달 만에 6조7700억 원 가량 늘었지만, 이달 2일에만 3000억 원이 줄었고 3일에는 6500억 원이 빠져나갔다.

2018년 말 333조2194억 원에서 지난 한 해 79조 원이나 늘어 매월 평균 6조600억 원씩 불어난 사모펀드의 성장세가 최근 급격하게 꺾인 셈이다.

반면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한 해 19조4415억 원 느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9일까지 총 18조4203억 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국내 사모펀드 운용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이 1조5000억 원 규모의 펀드 상환과 환매를 중단한 후 일반 투자자들의 사모펀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임 측은 환매 중단을 선언할 당시 투자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해 “원금은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펀드 회계 실사 과정에서 원금 손실 규모가 40%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모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지난해 11월 잠적했고, 12월 말에는 라임의 환매 중단 펀드 중 하나인 무역금융펀드의 주요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가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제재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라임 역시 사기 혐의를 받게 됐다.

파문이 점점 커지면서 사모펀드에 투자하면 원금 손실을 크게 볼 수 있다는 불안감과 사모펀드 운용·판매회사들의 도덕적 해이, 사기 가능성 등에 부정적 인식이 커진 상황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아직 사모펀드 수탁고가 크게 줄어든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다”며 “다만 앞으로 사모펀드의 적격 투자자 요건이 강화돼 최소 투자 금액이 1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상향되는 규제안이 시행되면 사모펀드 판매와 운용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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