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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돌아왔다. 점심에 가볍게 나와 산책하기 좋은 날씨지만, 아직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는 환절기이기도 하다. 봄철 환절기의 큰 일교차와 함께 공기 중 흩날리는 꽃가루와 미세먼지는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기 쉬운데, 눈이 뻑뻑해지는 것을 넘어 입안까지 바짝 마르는 일이 잦아진다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동작구 사당동 인근에 거주 중인 직장인 A씨는 최근 들어 눈이 자주 뻑뻑하고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 자주 느껴졌으나, 단순히 피로가 쌓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입이 마르기 시작하고, 피부 건조증에 탈모까지 심해지며 급히 병원을 찾았더니 ‘쇼그렌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눈과 입, 그리고 몸 전체 피부에 건조증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쇼그렌증후군일 확률이 높다. 쇼그렌증후군은 눈물, 땀, 침 등의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림프구가 스며들면서 액체 분비가 감소해 안구 및 구강, 피부 건조증을 유발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쇼그렌증후군의 경우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처럼 원인을 특정지을 수 없는 질환이다. 하지만 자율신경계 장애 및 면역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환절기 일교차나 유전, 호르몬 이상 등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된다.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스며들면서 침과 눈물 분비가 감소하면서 나타나기에 주요 증상 역시 눈과 입에서 가장 많이 보인다. 눈물 분비가 줄어들면 각막 및 안구결막 상피가 파괴되고, 이에 따라 건성 각결막염, 안구건조증이 일어나기 쉽다. 침샘의 침분비 감소는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목 안이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심할 경우 혀 밑, 귀 앞의 뺨, 구강 뒤쪽 등에 염증이 생겨 붓거나 열이 나기도 한다.
문제는 쇼그렌증후군의 대표되는 증상인 안구건조와 구강건조의 경우 해당 증상을 동반하는 유사질환이 많아 쉽게 쇼그렌증후군이라 판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시기를 놓치게 되면 간질성 폐렴, 폐쇄성 기관지염, 관절염, 피부발진, 상복부 통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영진한의원의 김영진 원장은 “쇼그렌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선 떨어진 면역력을 개선하고, 몸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방에서는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 체계를 정상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체질 및 건강상태에 따른 개인별 맞춤 면역치료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눈물샘 건조 및 염증반응 개선을 위한 청안수 안약부터 혈액의 순환과 노폐물 배출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돕는 생기왕뜸요법, 무너진 면역체계의 재생을 돕고, 점막 건조 증상을 완화해주는 면역 재생 약침, 장부의 불균형 및 전신적인 건조증과 진액 보충을 위한 한약 등을 처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