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외에 갚아야 할 돈이 3분기 연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외채비율은 전분기에 이어 37%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말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6월말 한국의 순대외채권은 4498억 달러로, 전분기말 대비 145억 달러 감소했다.
순대외채권이란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값으로, 플러스를 유지할 경우 돌려받은 돈이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의 순대외채권은 지난해 6월말 4799억 달러에서 9월말 4821억 달러로 증가했으나, 12월말 4806억 달러로 감소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01억 달러가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대외채권은 9423억 달러에서 9528억 달러로 꾸준히 늘었지만, 4602억 달러에서 5031억 달러로 늘어난 대외채무의 증가폭이 더 큰 탓에 순대외채권은 줄어들게 됐다.
대외채권의 경우 일반정부와 중앙은행에서 각각 15억 달러, 106억 달러 증가한 반면 예금취급기관과 기타부문에선 각각 47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무는 예금취급기관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증가했다. 특히 만기별로는 단기외채가 57억 달러, 장기외채가 115억 달러 증가했는데, 한은 측은 한미 통화스왑에 따른 중앙은행의 현금 및 예금 증가, 일반정부의 부채성 증권 증가가 각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외채 건전성 역시 전보다 주춤했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37.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32.9%였던 비율은 올 들어 37%대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0.7%를 기록하며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둘 모두 2012년 12월 말 이후 최고치라고 한은은 전했다.
최진만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팀장은 “단기외채 비율의 경우 한미 통화스왑에 따른 자금 유입에 크게 기인한다”며 “스왑의 결과로 예금취급기관의 단기차입은 줄었고, 중앙은행간 채권ㆍ채무 관계가 대체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대외 채무부담 측면에선 안정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단기외채 비중의 경우에도 현재 민간부문 장기외화 조달능력이 여전히 양호하며 위기 시보다 나아진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외금융자산은 1조7401억 달러로 전분기말 대비 674억 달러 증가했고, 대외금융부채는 1조1869억 달러로 796억 달러 증가했다. 이에 순대외금융자산(Net IIP)은 5532억 달러로, 122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로는 681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14년 말 잔액 876억 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순채권국 지위를 얻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