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결정한 페루 카미세아 광구 매각 건이 페루 정부 승인 문턱에 막혀 늦춰지고 있다.
25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키미세아 광구 지분 매각 완료 목표 시점을 9월에서 12월로 3개월가량 미뤘다. 페루 정부의 승인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비상사태가 되면서 행정명령이 미뤄지고 있는 데다 내각 교체 등의 영향으로 승인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9월 말 (딜 클로징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던 것을 고려하면 한 달 새 목표 시점을 재조정한 것이다.
페루는 코로나19와 정치적 불협화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기준 페루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59만 명 수준이다. 현재 하루 1만 명 가깝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중에 페루 정부마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페루 의회가 이달 초 마르틴 비스카라 대통령이 임명한 페드로 카테리아노 국무총리에 대해 불신임을 결의한 것이다. 장관 19명이 모두 물러나며 새 내각을 꾸리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페루 카미세아 광구는 남미 최대 유전이다. SK는 2000년, 2004년 두 차례에 걸쳐 광구 2곳의 지분을 확보, 원유 채굴권을 따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천연가스와 석유 제품 생산했다.
당시 최태원 회장이 직접 아마존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사업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이 페루 광구 매각을 결정한 것은 투자 재원을 확보해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지난해 9월 페루 88, 56 등 2개 광구 지분 17.6%를 플러스페트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각 가격은 10억5200만 달러(약 1조2500억 원) 규모였다. 현재도 비슷한 수준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E&P(탐사ㆍ생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사업모델 전환을 위한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