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 지분 매입, 차익실현 '명암' 엇갈려

입력 2008-11-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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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ㆍ신격호 회장 '맑음'... 이명희ㆍ정지선 회장 '흐림'

대기업 오너들과 일가들이 최근 증시폭락 상황에서 잇따라 지분을 매입했으나 시세차익 효과에서는 희미가 엇갈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은 지난 10월말 지분매입을 통해 짭짤한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지분매입 시작일 종가와 종료일 종가 기준)

신격호 회장은 지난 달 28일부터 30일까지 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보통주 7만2934주를 매입했다. 이 기간 중 롯데쇼핑의 주가는 13만9500원에서 17만4000원으로 3만4500원이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불과 사흘 사이에 25억1622만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더욱이 10일 롯데쇼핑 주가는 19만원으로 마감돼 신 회장의 시세차익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경우도 하락장 속에서 짭짤한 시세차익을 올린 경우에 해당된다. 김 회장은 지난 달 28일부터 30일까지 (주)한화 지분 242만주를 사들였다.

이 기간 중 한화주가는 1만3150원에서 1만7350원으로 상승해 무려 101억6400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리는 진가를 발휘했다. 더욱이 10일엔 전일대비 0.22% 떨어졌지만 2만2850원으로 마감, 매입 시작 시점보다 무려 1만원 가까이 올라 김 회장은 경영권 강화와 시세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 됐다.

이에 비해 잇따른 지분 매입으로 오히려 시세차익을 올리지 못하고 손해를 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사진 왼쪽)은 지난 달 14일부터 지난 4일까지 주가부양과 경영권 강화 등의 이유로 신세계 주식 15만3500주를 연달아 사들였다.

하지만 이 기간 중에 신세계 주가는 48만1500원에서 46만원으로 하락, 33억여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최근 주가 상승에 힘입어 10일에는 45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아직 매입시작시점 주가인 48만1500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동종업계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오른쪽)의 경우도 지분 매입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경우에 속한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 달 10일부터 28일까지 현대백화점 주식 5만5317주를 매입했다. 매입 시작 시점인 지난 달 10일 현대백화점 주가는 7만원을 기록했지만, 종료시점인 28일에는 4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해 무려 주당 2만500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를 총액으로 따져보면 약 13억8292만원이며, 아직 현대백화점 주가가 5만원대(10일 종가 5만7700원)에 머물고 있어 평가손실이 수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오너들이 하락장을 이용해 주가부양과 경영권 방어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했지만, 평가손익의 명암이 엇갈린 점도 오너들의 경영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현재 평가손실을 나타낸 오너들도 주가부양, 경영권 강화, 평가이익 실현 등을 모두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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