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이 올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분기대비 증가폭으로는 세계 5위 수준이다. 비율 자체는 여타 국가들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나, 저성장과 빨라지는 고령화가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1분기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은 42.7%로 전기 대비 3.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같은기간 BIS가 집계한 28개국 가운데 벨기에(7.8%포인트), 미국(7.5%포인트), 핀란드(5.4%포인트), 캐나다(4.3%포인트)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증가세다.
다만 정부부채비율 수준은 스무 번째로,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으로, 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218.1%를 기록했다. 주요국 가운데선 미국 111.1%, 프랑스 115.2%, 영국 114.3%를 기록했다. 룩셈부르크(23.4%)와 스위스(29.9%)는 20%대를 기록하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의 경우 비율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절대적인 수치가 높지 않아 타 국가와의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저성장 기조와 빠른 고령화로 인해 부채비율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재정지출 확대가 있었다”며 “비율 자체는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재정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다. 정부부채 비율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는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나라별 순위는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다 보니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저성장은 이어지고 있는데 고령화는 빨라지면서 앞으로 돈을 쓸 사람이 더 늘게될 경우 지금보다 상황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가만히 있어도 (현 추세가) 빠르게 갈텐데 더 빠르게 가게 되는 문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