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기업가치 55조 원까지 커진 배경은?

입력 2021-02-14 16:12 수정 2021-02-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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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절반 다운로드받아 지난해 매출 2배 급증ㆍ음식배달 택배 OTT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미국 증권가에서 평가하는 쿠팡의 기업 가치는 50조 원대다. 당초 예상했던 30조원대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약 55조4000억 원)를 넘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야후 파이낸스도 쿠팡의 NYSE 상장이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아시아 기업 IPO라면서 “아마존이 도어대시, 인스타카트를 만난 격”이라고 쿠팡을 평가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의 대표인 아마존과 음식배달업체인 도어대시, 식료품 배송업체인 인스타카트를 합친 것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기업가치는 IPO 당시 1680억 달러(약 186조 원)로 평가됐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이처럼 높게 평가되는 배경은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매년 고속성장하며 영향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2010년 소셜커머스로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2014년 직매입 모델인 로켓배송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쿠팡의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단순히 빠른 배송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김 의장은 이후 쿠팡은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와 핀테크 사업인 쿠페이, 유료멤버십 '쿠팡와우클럽',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를 통한 택배 등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며 덩치를 불렸다. 혁신이 중요한 온라인 사업 시장에서 김 의장이 혁신 의지가 입증된 것은 물론 쿠팡이 이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쿠팡의 최근 성장세는 매섭다. 쿠팡의 IPO 신청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매출액은 119억7000만 달러(약 13조3000억 원)였다. 2019년 7조1000억 원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비대면 쇼핑 트렌드에 힘입은 결과다. 영업이익도 4억7490만 달러(약 5300억 원) 적자로 전년(6억9900만 달러) 대비 2억 달러 이상 적자 규모를 줄였다. 시장에서는 단순히 적자 폭을 줄인데 그친 것이 아니라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비용(5000억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했음을 감안할 때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쿠팡을 이용한 이용자 수는 1480만 명으로 전년대비 26% 가량 늘었다. 이는 한국 인터넷 쇼핑 인구를 4800만명으로 볼 때 30% 수준에 이른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은 한국인 절반 이상이 다운로드한 앱”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1480만 명 가운데 매달 이용료를 결제하는 로켓와우 멤버십 고객은 32%에 달한다. 이용자당 구매 금액도 161달러에서 256달러로 60% 증가했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지위가 높아지며 아마존의 길을 걸을 잠재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쿠팡 잠실사옥 (사진제공=쿠팡)
▲쿠팡 잠실사옥 (사진제공=쿠팡)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약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로부터 총 30억 달러(약 3조3000억 원)를 수혈받아 전국 160여 개 물류센터를 짓고 쿠페이와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에 나섰던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추가 물류시설 확충은 물론 신사업이나 해외 진출 등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번 상장에 따른 자금으로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인수해 국내 시장서 영토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아마존처럼 온라인 기반으로 오프라인 유통으로의 진출할 여지도 있다”면서 “자금 숨통이 트이면서 국내 이커머스뿐 아니라 유통업계 최강자로 거듭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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