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기준, 수만 가지의 부품이 모여 하나의 자동차를 완성한다. 이들 대부분 맞물림과 접합, 조임, 체결 등의 방식으로 서로 연결된다.
이 상태를 오롯이 유지한다면 모를까 자동차는 시동을 걸고 움직이는 순간부터 엔진과 노면의 진동을 고스란히 견뎌야 한다. 아무리 잘 만든 차라도 이런 진동과 회전이라는 악조건에서 운행할 경우 기대수명이 줄어들거나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신차 출고 이후 적당한 길들이기를 통해 여러 구동 부품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신차 길들이기’가 필요하다.
타이어 역시 마찬가지다.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타이어는 종류별로 내용물이 제각각이다.
노면과 맞닿는 트레드 모양, 말랑말랑한 고무를 지탱하는 스틸 벨트(타이어 안쪽에 심어놓은 철심) 등의 구조가 다르다. 여기에 타이어의 주재료인 고무도 배합 비율에 따라 다양한 특성이 있다.
고무와 철심 등 여러 구성 물질이 장착 초기에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적응이 필요하다. 타이어 제조사들이 장착 초기 '타이어 길들이기'를 권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새 타이어는 당연히 이전에 장착했던 헌 타이어보다 부드럽고 무른 편. 타이어를 새것으로 바꾸면 승차감이 좋고 소음이 줄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장착과 함께 타이어가 회전하기 시작하면 고무는 점진적으로 단단해진다. 회전할 때마다 타이어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고 내려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단단해지는 게 중요하다.
타이어 제조사에 따르면 장착 초기 300km, 많게는 600km를 정속 운행하며 길들이기가 필요하다. 겨울용 타이어의 경우 600km 이상 일정하게 주행하며 길들이기를 해야 한다.
길들이기 기간에 급출발 급제동도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타이어가 아직 말랑말랑한 상태에서 급출발 또는 급가속을 반복하면 불규칙한 경화가 일어난다. 그 상태로 타이어 굳어지면 회전 절감이 떨어진다.
내 차의 특성에 따라 좋은 타이어를 고르는 것만큼, 초기 길들이기에 따라서 오랜 기간 좋은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다.
타이어 역시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타이어 옆면에는 생산 연도와 시기가 적혀 있다. 예컨대 '0521'이라고 쓰여 있다면 2021년 5번째 주에 생산된 제품이다.
타이어 제조사에 따르면 생산 직후 3~6개월이 지난 제품이 가장 좋다.
이 기간 타이어의 주재료인 고무를 비롯해 카본과 스틸 벨트, 원단, 화학제품 등이 서로 단단하게 결합한다. 말랑말랑한 고무로 만든 제품인 만큼 일정 기간 ‘숙성’이 필요한 셈이다.
그렇다고 오래된 타이어를 애써 구할 필요는 없다. 생산 후 4~5년 이상 지난 타이어는 노후화로 인해 고무가 딱딱해진다. 이른바 경화 현상이다.
이 경우 타이어가 가진 성능이 점차 저하되기 때문에 타이어에 물리적인 손상이 없더라도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타이어가 오래돼 고무가 딱딱해지면 승차감이 떨어지고 제동거리도 그만큼 길어진다.
타이어 제조사에서는 생산 이후 3년이 지난 타이어는 판매하지 않고 폐기한다. 일부 매장에서 값싸게 팔리는 타이어 가운데 3년 넘은 타이어가 존재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새 타이어를 오래 쓰기 위해서는 제자리에서 핸들을 이리저리 조작하는 행동도 금물이다. 주차공간이 협소할 경우 불가피하지만 가능하면 피해야 할 동작들이다.
비포장도로를 자주 주행하는 것도 타이어에 좋지 않다. 불규칙한 마모를 유발하며 수명 또한 단축하는 행동이다. 타이어가 길드는 시기에는 특히 자제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