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읍 등 2만가구 공급…3년치 물량 한번에 쏟아져
"집값 폭락 피할 수 없을 것"
세종시 인근에 2만 가구 규모의 3차 신규 공공택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세종 집값 하락 우려감이 더 커지고 있다. 신규택지 조성에 따른 공급 예정 물량은 2만 가구로, 올해 세종 내 아파트 공급량 7668가구의 두 배가 넘는다. 세종시에 ‘공급 폭탄’이 떨어지는 만큼 장기간 집값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3차 신규 공공택지 공급계획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 인근 세종 연기면 62만㎡에 6000가구가 들어선다. 정부세종청사 북쪽 조치원읍·연서면 일대 88만㎡에는 7000가구가 공급된다. 바로 옆 대전 유성구 죽동2지구(84만㎡)에선 7000가구가 지어진다.
세종시 인근 3차 신규 공공택지 2만 가구 공급 계획은 ‘물량 폭탄’ 수준이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7668가구다. 지난해에는 4287가구, 2019년에는 8738가구가 집들이를 했다. 이번 2만 가구 공급은 세종시에 최근 3년간 입주한 물량을 다 합친 규모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셈이다.
대규모 아파트 공급은 세종 아파트값 약세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세종시 아파트값은 전국에서 ‘나홀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0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집계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23일 기준) 0.05% 하락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하락 기간도 길다. 지난달 둘째 주 0.02% 내린 이후 6주 연속 내림세다. 하락 폭도 확대됐다. 세종 아파트값은 8월 첫째 주 0.01% 내렸고 셋째 주에는 0.02% 하락했지만 지난주에는 0.05%로 0.03%포인트(p) 더 떨어졌다.
최근 세종 아파트는 실거래가보다 낮은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에도 거래가 뜸하다. 세종시 어진동 ‘한뜰마을2단지 세종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형 호가는 직전 실거래가 9억9000만 원보다 1억3000만 원 낮은 8억6000만부터 시작한다. 평균 호가도 9억4000만~9억8000만 원 선이다.
세종 아파트값 약세는 최근 입주 물량 급증과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 탓이다. 여기에 2만 가구가 추가 공급되면 세종 아파트값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정부가 세종시를 포함한 집값 약세 지역에 공급 물량 폭탄을 쏟아내면 해당 지역 집값 폭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