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드라이브'에 이어 봄철 성수기를 맞아 건설사들이 힘을 내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정작 시장 수요자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춘래불사춘'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봄철 성수기를 맞아 건설사들이 잇따라 주택공급 계획을 내놓는 등 봄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정부의 대폭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에 힘입어 전통적인 분양시즌인 이번 봄철에 '승부'를 걸어보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업계의 생각처럼 호의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전반적인 국내외 경기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 수요자들은 움직일 생각을 전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목부동산 연구소 양은열 소장은 "아직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등이 본격화 되지 않아 글로벌 경제위기의 바닥을 쳤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 상태에서 투자차원에서 집 마련에 선뜻 나서는 수요자가 나올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내외 경제사정과 개인 가계의 입장이 좀더 확고해진 다음 움직이겠다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전히 미분양물량이 해소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신규 공급물량이 별다른 인기를 끌기 어렵다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새로 나올 공급물량의 분양가도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
건설업계는 인천 청라지구 등 굵직굵직한 분양 물량을 올 4월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공급물량을 제외하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는 물량이 많다. 또 분양가 상한 물량도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지난해 공급됐던 물량보다 분양가가 높을 것인 만큼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있는 현재의 미분양 물량보다 분양가가 더 높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로 최근 용산구 신계동이나 경기 부천시 약대동 등에서 공급된 물량들도 모두 기존 집값을 뛰어넘는 고분양가를 책정해 비교적 입지적 강점이 두드러짐에도 계약과정에서 약세를 보이며 평범한 미분양 아파트 대열에 합류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투자자들도 움직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 우선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투자자들은 미분양 아파트 매입보다는 오히려 각종 규제가 풀린 강남 재건축이 더 매력적인 부분이다. 전반적인 주택공급률 상승 속에서 다수의 아파트를 보유한다하더라도 시세 상승 등 별다른 투자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2.12대책에서 나온 미분양 매입시 양도세 감면 혜택에도 불구, 경인운하 수혜지역인 청라지구나 김포를 제외한 타 수도권 지역은 '입질'조차 없다는 것이 극명한 예다.
여기에 추가 부동산 규제 완화를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도 올 봄 부동산시장 부활을 점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4월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 연기시 발생하는 금융비용 때문에 분양을 결정하게 됐지만 청약에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그다지 많지 않다"라며 "다만 올 하반기 이후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분양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