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시총 16조 증발…딥시크 충격 언제까지

입력 2025-02-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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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기기·원자력 AI설비주도 줄하락
HBM 엔비디아 공급 승인 삼성전자도 충격 못 피해
전문가들 “AI 생태계 전반 수악성 우려 vs 주가 하락 과도”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26회 반도체 대전 SEDEX 2024 SK하이닉스 부스에서 AI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26회 반도체 대전 SEDEX 2024 SK하이닉스 부스에서 AI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만든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충격으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전력기기, 원자력 등 AI 설비투자 관련 기업들의 단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일주일 만에 증시가 열린 지난달 31일 SK하이닉스는 9.86% 하락한 19만9200원에 마감했다. 22만 원대였던 주가는 하루아침에 19만 원대로 떨어졌다. 휴장 기간의 악재를 소화하듯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160조8890억 원에서 145조180억 원으로 하루 새 15조8710억 원 증발했다.

저비용 고성능 추론 결과를 보여준 딥시크는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며 성장한 AI 밸류체인의 성장성과 경쟁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동반 상승하던 SK하이닉스의 주가 모멘텀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뒤흔들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7일 딥시크 충격을 고스란히 받으며 하루에만 17% 폭락했다. 다음 날 8%대 반등했지만, 여전히 폭락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불안한 흐름을 보인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구형 저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구현된 딥시크의 성공이 엔비디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있다”며 “GPU 내 D램 채용량이 정체 또는 감소하며 향후 HBM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최근 일반 D램 업황의 조기 안정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던 상황이었는데 프리미엄을 재차 반납할 우려가 발생했다”며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중간값을 저점으로 한 18만~22만 원 박스권을 예상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속하는 한미반도체(-6.14%)를 비롯해 HD현대일렉트릭(-7.87%), 효성중공업(-11.71%), LS일렉트릭(-5.33%), LS(-6.9%) 등 전력기기·원자력과 같은 AI 설비투자 종목의 주가 하락도 이어졌다.

엔비디아로부터 HBM 공급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2.42%)도 딥시크 충격을 피하진 못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딥시크발 충격에 대해 “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며 “시장의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생성형 AI 딥시크 CI를 배경으로 스마트폰에 엔비디아 CI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생성형 AI 딥시크 CI를 배경으로 스마트폰에 엔비디아 CI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딥시크 쇼크를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충격은 투자 우선순위를 하드웨어에서 ‘알고리즘과 강화학습 개발’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무료로 풀린 딥시크-R1은 오픈 AI 생태계 전반에 수익성 우려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이 설비투자를 줄일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며 그들이 결정을 내리기까지도 시간이 소요된다”며 “지금은 가능성을 양쪽 모두 열어두고 반도체에 대해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고영민·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드웨어 수요가 축소될 수 있는 기술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황수욱·박보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모델 훈련 최적화를 인정해도 추론용 AI 인프라 확장은 필요하다. 딥시크 충격에 따른 AI 인프라 기업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의 추격이 강해질수록 중국을 더 강하게 견제하면서 더 빠르게 달아나려고 할 것”이라며 “딥시크 충격은 컸지만, 원자력·전력인프라와 소프트웨어·로봇 관련주의 비중 확대 의견은 유지한다”고 했다.

저비용 GPU 활용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무게추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낮은 컴퓨팅자원의 활용으로 고성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의 상용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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