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운항이 8일부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국제선 정상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가동 인력이 절반 수준이어서 자칫 다가올 휴가철엔 ‘항공 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도착편수 제한(슬롯 제한)과 비행금지시간(커퓨) 등 국제선 증편 주요 규제들이 모두 해제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규제가 해제됐다고 해서 곧바로 항공편이 증편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의 운항 스케줄 인가와 티켓 판매 기간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사는 이달 중·하순부터 규제 해제 효과가 나타나면서 공항 정상화가 한두 달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투입돼야 하는 공항 인력이다. 공항 정상화가 되기 위해서는 늘어나는 여행객 수요에 맞춰 항공사 인력들이 확충돼야 하는데, 아직 항공사 인력 40% 이상 휴직 중인 상황이다. 실제 제주항공(60%)을 비롯해, 에어부산(50%), 에어서울(60%) 등 저비용항공(LCC) 업계가 절반 수준의 인력만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A항공사 관계자는 “아직 모든 노선이 복구된 것이 아닌 만큼 운항·캐빈 승무원이 쉬고 있다”며 “100% 가동할 수 있는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향후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력 확충이 어려운 데 대해서는 “아직 국제선이 코로나 전만큼 회복되지 않아 인력이 남는 상황이다. 심지어 6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는 데다 연장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다”며 “유가마저 급등하면서 여행객 수요 대비 수익성이 좋지 않아 인력 확충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B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전 수준으로 항공업계가 회복되는 시점에 모든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천공항 규제가 완전히 해제됐음에도 아직 방역 규제 등 완화되거나 해제해야 할 규제들이 있어 모든 게 정상화 되기까지는 시점이 불분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같이 항공사들의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휴가철엔 항공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 개트윅 공항은 150편의 항공편이 취소돼 발이 묶인 여행객들로 가득했다. 항공업계는 인력난을 조정하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묶였던 국제선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여행 수요가 급증했지만 항공사와 공항의 인력 상황은 이를 맞추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여행객 수요를 대응하거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상황 등에 대처할 충분한 인력도 없었다.
C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정상화에 따라 인력이 동원돼야 하는데, 항공사 자체적으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