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문대 출신일수록 이름 때문에 받는 불이익 커
흑인·중국인 등 소수인종, ‘어려운 이름’ 면접 연락 받을 확률 최대 50% 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8월 19일(현지시간)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기업 부스를 찾아 상담을 받고 있다. LA/AP뉴시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09/20220922182738_1799800_1200_800.jpg)
미국 뉴욕주 소재 해밀턴칼리지의 스티븐 우 경제학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을 가진 사람은 쉬운 이름의 사람보다 학계에서 취업할 확률이 평균 1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스티븐 우 교수는 “어려운 이름의 경우 구인시장에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는 경제학 박사과정에 있는 약 1500명을 2개의 집단으로 나누고 이력서를 수집해 분석했다. 이들은 2016~17년과 2017~18년에 조교수직이나 정부기관 또는 민간기업 일자리를 찾았다.
다음으로 연구원들은 학부 공식 웹사이트나 개인 웹사이트, 링크트인 프로필 등을 이용해 연구 대상의 최초 직장이나 취직 유무를 알아냈다. 그 후 출신국과 학부, 대학원 등 다른 변수를 제어하고 나서 발음하기 어려운 사람과 쉬운 사람이 취업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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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은 어떤 이름이 발음하기 어려운지 식별하고자 세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첫 번째는 이름을 주관적으로 식별했다. 두 번째는 연구 어시스턴트가 이름을 읽고 다른 이름으로 진행할 때까지의 시간을 컴퓨터로 측정했다. 우 교수에 따르면 이름을 읽는 시간은 약 1.5~6초로 다양했다. 세 번째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사용해 이름의 어려움을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복잡한 이름을 가진 사람은 학계에서 취직할 확률이 10% 낮았다. 일반적으로 교수 등 학계에 취직하는 것은 경제학 박사 학위 후보자에게 가장 바람직한 경로다.
다만 여기에서도 명문대 출신은 학계에 취직할 확률 저하율이 5%에 그쳤지만, 비명문대는 12%에 달했다. 비명문대 출신일수록 이름 때문에 받는 불이익이 큰 것이다.
한편 학계가 아닌 다른 직업군에서 취업하는 데 이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연구원들은 전반적인 인종 편견을 다룬 기존 연구를 분석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분명히 흑인임을 알 수 있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백인다운 이름의 사람과 비교하면 면접을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낮았다. 인도계와 파키스탄계, 중국계 이름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존 연구 데이터에서 우 교수 등 연구진은 소수인종 그룹 내에서도 발음하기 어려운 사람은 쉬운 이름의 사람에 비해 면접 연락을 받을 확률이 50%까지 낮아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 즉, 복잡한 이름의 사람은 처음부터 인종적 편견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인종 때문에 더 많은 편견에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이다.
우 교수는 “이런 편견을 줄이는 해결책 중 하나는 이력서에서 아예 이름을 삭제해 후보자를 능력만으로 평가하는 것”이라며 “아니면 채용 담당자가 복잡한 이름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