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둔화에도 실질임금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용노동부는 31일 발표한 ‘6월 사업체노동력조사(5월 근로실태조사)’ 결과에서 5월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이 370만3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1%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물가 상승률은 3.3%였다. 임금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에 못 미치면서 실질임금은 3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던 실질임금은 2월 성과급 지급시기 변경에 따른 특별급여 증가로 ‘반짝’ 증가했으나, 3월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종사상 지위별로 상용직은 391만900원으로 3.5% 늘며 실질임금도 증가했으나, 임시·일용직은 176만7000원으로 1.4% 느는 데 그치며 실질임금이 감소했다. 임시·일용직 임금 둔화와 실질임금 감소는 월력상 근로일수 감소에 따른 근로시간 감소에 기인한다. 상용직은 대체로 근로일수와 무관하게 연봉제·월급제 등으로 월 임금총액이 사전에 정해져 근로시간 영향이 작다.
1~5월 누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97만9000원으로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질임금은 1.7% 감소했다. 다만, 6월 이후에는 물가 둔화로 실질임금 추이가 증가세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물가 상승률은 2.7%였다.
6월 말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987만5000명으로 41만7000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2개월 연속 확대됐다. 상용직은 29만5000명, 임시·일용직은 11만7000명, 기타종사자는 5000명 각각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9만3000명), 숙박·음식점업(8만1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4만6000명)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도 4만3000명 늘었다. 반면, 교육서비스업, 건설업 등은 감소했다.
종사자 증가 폭 확대를 노동시장 회복으로 판단하기엔 이르다. 종사자 추이에는 고용허가제 쿼터 확대 등 외국인력 효과가 포함돼 있어서다. 특히 종사자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는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대표적인 저임금 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