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에 100억 원이 넘는 초고가 하이엔드 주택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예전에 비해 수요층이 크게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초고가 하이엔드 주택 시장은 수십억 원의 웃돈을 주고라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지만 팔겠다는 사람이 없는 상태다.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초고가 주택은 상당한 재산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고 수요층이 한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만큼 공급이 많지 않다. 최근에도 최고 분양가 400억 원 이상인 반포 '더 팰리스 73', 최고 100억 원대 '애서튼 어퍼하우스'가 나왔지만, 간헐적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물량이 적은 편이다.
이런 상태에서 과거 정·재계 인사나 일부 중견급 이상 연예인 정도에 국한됐던 수요층이 20~30대 젊은 연예인과 소위 일타 강사로 불리는 유명 학원 강사, 비트코인 투자자 등으로 급격히 확장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더욱 따라가기 어렵게 됐다.
요즘 슈퍼리치는 하이엔드 주거시설 구매 시 상품의 완성도만 충족된다면 가격은 얼마든 흔쾌히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분양업계의 설명이다.
다수의 하이엔드 주택 분양업무를 했던 한 관계자는 "찾아오는 고객들은 공통적으로 가격과 무관하게 희소하면서도 다방면에서 완성도까지 높은 집을 원한다"며 "실제로 한 단지 안에서도 가장 비싼 펜트하우스가 가장 먼저 계약을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스타 수학 강사 현우진이 2017년 PH129를 분양받은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시 현우진 강사는 250억 원에 달하는 분양대금을 대출 없이 현금으로 완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아이유는 2021년 20대의 나이로 에테르노 청담을 분양받았는데 130억 원을 모두 현금으로 낸 것으로 전해진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연예인과 스타강사 외에도 비트코인(블록체인)으로 큰 수익을 거둔 사람들부터 대형 유튜버 등 개인방송인까지 하이엔드 주택 시장에 유입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특정 단지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은 점차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